차성춘 前 공항철도 사장 '상근자문역'으로 영입
중동 및 동남아 진출 위한 '자문역' 맡게돼
건설업계에 현대건설 출신 임원 많아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 모래바람이 몰아치는 중동의 사막 한복판. 그야말로 타는 듯한 섭씨 40도 안팎의 폭염 속에 구슬땀을 흘리는 주인공들. 척박한 땅에서 쌓아 올린 이들의 경험은 전문성으로 나타난다. 한라건설이 해외영업부 상근자문역으로 현대건설 출신의 차성춘씨(62)를 영입한 것도 바로 해외진출을 위한 노하우를 곁에서 듣고자 하는 목적이다.
前 공항철도 사장이기도 한 차성춘씨가 맡을 역할은 상근자문역. 상근자문역은 글자 그대로 회사에 자리를 두고 출근을 하면서 고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임기가 따로 정해진 것도 아니다. 명예직도 아니므로 인사규정에 맞게 연봉도 받는다. 회사관계자에 따르면 전무이사급 내외의 임원으로 대우한다고 한다. 국내경기 침체로 해외수주에 '목마른' 건설사들의 해외통에 대한 수요를 보여준다.
차성춘 상근자문역의 이력은 한라건설이 그에게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지 알게 한다. 차 자문역은 1975년 현대건설에 입사해서 1977년부터 2년간 중동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모래바람을 맞으며 근무했다. 2년 뒤인 1981년부터는 런던지사에서 5년 동안 유럽을 경험했다. 서울올림픽 이듬해인 1989년부터 1995년까지는 말레이시아 지사장으로 동남아시아까지 찍었다. 이후 차 자문역은 2007년 전무이사로 현대건설을 퇴사할 때까지 해외투자와 해외영업 관련부서를 두루 거쳤다. 해외통다운 경력은 중동 및 동남아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한라건설이 원하는 조건이다.
건설업계는 현대건설 출신이라고 하면 반색한다. 국내뿐 아니라 중동 등 해외 현장경험이 많아 풍부한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현대건설에 몸담았던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박상진 한양 사장, 강희용 LIG건설 사장 등은 현업에서 활약을 인정받고 있다. 한라건설 역시 해외사업부문 유경험자를 찾다보니 현대건설 출신의 차 자문역을 선임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한라건설의 해외진출 의지는 조직개편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한라건설은 지난해 말 해외사업본부를 '플랜트·해외사업본부'로 개편하고 당시 토목사업본부장이었던 이은시 부사장을 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플랜트·해외사업본부'는 플랜트 부문 9명, 해외영업 부문 9명의 총 18명의 직원으로 구성됐고 부사장 및 상무, 고문까지 3명의 임원이 운영한다. 이밖에 중국 천진 법인 및 베트남과 중동지사에도 인원이 파견돼 있다.
정무현 한라건설 사장도 2011년 신년사에서 "안정적 수주기반을 구축하고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건설경기 침체를 해외수주로 극복해야 한다"고 해외사업 의지를 보였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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