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11시 시작 27일 오전 3시 완료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경남 통영 소재 중견 조선업체인 성동조선해양이 육상건조방식으로 100번째 선박 진수에 성공했다.
성동조선해양(대표 정홍준)은 육상에서 건조한 선박으로는 세계 최대인 18만t급 벌커를 다음달 1일 통영시 광도면 안정국가산업단지내 조선소에서 진수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진수하는 선박은 홍콩 선주 테후가 2009년 12월에 발주한 것으로 길이 292m, 폭 45m, 높이 21m에 이른다. 평균속도는 시속 15.7노트다.
특히 이 벌커는 성동조선해양이 100번째로 진수한 선박으로, 회사 창립 10년만이자 지난 2006년 5월 첫 선박을 진수한 후 4년 9개월만에 진수한 선박이기도 하다.
육상건조방식은 물을 채워 선박을 진수하는 드라이 독이 아닌 일반 평지에서 선박을 만드는 방식이다. 육상에서 건조된 선박은 물 위에 떠있는 플로팅 독(floating dock)으로 옮기는 로드아웃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플로팅 독으로 옮겨진 선박을 바다로 내보내 독을 잠수시켜 선박을 물에 띄우는 방식으로 진수한다.
지난 2004년 10월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진수에 성공한 바 있으나 현대중공업은 수주 물량이 호황이었던 2010년대 들어 더 이상 육상건조를 하지 않고 있다.
반면 성동조선해양은 조선 사업을 시작하면서 처음부터 육상건조 방식을 추진, 독자 기술로 진수 방식인 GTS(Gripper-Jacks Translift System) 공법을 개발해 종방향 진수라는 새 영역을 개척했다.
공식 기록상 육상건조 방식으로 건조된 선박은 지난 2008년 현대삼호중공업이 만든 16만5000t급 원유 운반선으로 돼 있으나 성동조선해양은 17만t급 벌커를 건조한 후 지난해부터 18만t급 벌커를 진수해 이 부문에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성동조선해양은 이날 오후 11시부터 27일 오전 3시까지 4시간여에 걸쳐 이 선박을 플로팅 독으로 옮겨 1호 선박 이동시간이었던 8시간을 절반으로 단축시켰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육상에서 바다로 약 300여m를 이동한 엄청난 무게의 선박을 한 치의 오차없이 균형을 유지하며 바다에 띄우는 게 기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플로팅 독에 올려진 세계최대 벌커는 조선소내 선박이 접안하는 안벽으로 옮겨져 3월 1일 바다에 띄워진 뒤 마무리 의장작업 등을 거쳐 4월에 선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통영(경남)=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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