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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콘신에서 불붙은 미국판 복지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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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경 기자] 미국 위스콘신주(州)에서 공무원 임금과 복지혜택을 축소하는 '반(反)공무원노조법'을 두고 찬반 여론이 팽팽해 미국판 복지논쟁의 축소판이 되고 있다.


발단은 공화당 소속 주지사 스콧 워커가 도입하려는 법안이다. 공무원·교사 등 공공근로자의 의료보험과 연금 중 근로자부담분을 늘리고 공무원노조의 단체협상을 제한하는 내용의 이 법안 도입에 대해 위스콘신 여론이 찬반으로 양분됐다. 이는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복지혜택을 축소하는 것이 맞는 해법이냐의 논쟁으로 귀결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간 갈등이 위스콘신에서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

◆위스콘신은 미국 정치의 리트머스= 위스콘신은 미국 정치역학에서 상징적 위치에 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과 공화당 세력이 거의 비등해 선거때마다 투표결과를 점치기 힘든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지난 대선에서 오바마를 선택한 위스콘신은 이후 선거에서 상원의원, 주지사 모두 공화당 인사를 당선시켰다. '매카시열풍'으로 오명을 남긴 반공선동주의자 조지프 매카시의 고향이자 지역구이지만, 1959년에는 미국 최초로 공무원노조가 탄생했다. 따라서 위스콘신이 현재 중앙정치에서 가장 골치 아픈 문제 중 하나인 복지-재정 논쟁의 무대가 된 것도 무리가 아니다.


◆"고통 분담해야" vs."경기부양이 답"=
법안에 찬성하는 쪽의 주장은 간단하다. 민간 부문 근로자들이 경제위기로 겪는 고통을 공공부문 역시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인구 560만명인 위스콘신은 미국에서 제조업 인력비중이 가장 높은 주다.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7.5%로 같은 달 미국 전체 평균치 9.4%보다 낮았으나 대부분의 타격이 민간제조업에 몰려 체감 경기는 훨씬 나빴다.


모터사이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 욕실·주방자재업체 쾰러, 보트엔진제조업체 머큐리마린 등 위스콘신에 입지한 대기업들은 최근 복지혜택 감소 등에서 노조의 양보를 얻어냈다.


주정부 재정적자는 올해와 내년을 합해 3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근로자들의 복지 축소 역시 불가피하다는 것이 법안 찬성론의 요지다.


반면 재정적자의 원인이 경기침체이니만큼, 복지축소가 아니라 경기부양이 해결책이라는 반론도 크다. 복지축소로 소비지출이 꽁꽁 묶이면 세수가 감소해 재정적자를 더할 뿐이라는 얘기다.


딘 베이커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은 22일 온라인뉴스 허핑턴포스트 기고에서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무능함이 위스콘신 사태의 원인"이라며 8조달러의 부동산거품 붕괴를 막지 못한 정부의 책임을 지적했다.


베이커 소장은 1990-1991, 2001-2002 등 이전 침체기와 비교할 때 2007년 12월 시작된 최근의 침체기는 37개월이 지난 현재도 회복률이 훨씬 저조하다며 주 정부 재정적자의 원인이 경기침체이니만큼 해법도 경기부양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의 일자리는 침체기 직전보다 770만개 줄어든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현재 미국 경제는 잠재적 실적보다 6.4%p 낮은 수준에서 운영되고 있다. 만약 미국 경제가 현재보다 6.4%p 확대돼 주정부 수입도 그만큼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향후 2년 간 세수증가가 40억달러에 이른다는 게 베이커의 주장이다.


경기침체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은 자본주의 생리의 일부인데, 정책가들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침체기에는 근로자 소득과 소비지출이 줄고 자산가치가 하락해 각종 세수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것이 불 보듯 빤하다는 것이다. 반면 경기침체일수록 실업자나 빈곤층을 위한 복지 제도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재정예산을 투입해 내수를 진작하는 것이 해법이라는 논리다.


또한 경기가 회복되면 세수도 따라서 증가하는데 단기적 필요에 의해 복지를 감축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경제가 아니라 정치적 의도' 지적도=
워커 주지사의 반공무원노조법은 단지 경제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는 여론도 일고 있다. 위스콘신주 공공노조는 법안의 재정 관련 조항에 동의했으나, 단체협상권을 박탈하는 내용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재정적으로 필요한 문제는 양보할 수 있으나 미래의 권리는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원들은 단지 주정부 예산을 아끼는 것이 목적이라면 향후 단체협상권을 박탈하는 조항이 왜 필요하냐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김민경 기자 skywalk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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