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충무로포럼]이집트 젊은이, 대한민국 젊은이

시계아이콘01분 36초 소요

[충무로포럼]이집트 젊은이, 대한민국 젊은이
AD

여행을 많이 다닌 분들은 이집트를 맨 마지막에 가라고 권합니다. 이집트의 찬란한 고대 유적을 보고 나면 다른 나라 관광지들이 너무 변변찮게 느껴진다는 것이지요. 저도 이집트 여행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카이로와 룩소르에서 지낸 며칠은 정말 눈이 호사한 시기였지요. 그러나 또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지나치게 많은 수의 무장경찰들과 곳곳에 걸려있는 무바라크의 초상화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 조금씩 접할 수 있었던 이집트 사람들의 삶은 무척 팍팍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기쁘게 놀라고 있습니다. 무기력해 보이던 이집트 사람들이 새로운 역사를 써냈으니까요. 열심히 응원 트윗을 보내면서도 저는 이집트 사람들이 여기까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는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집트의 시민저항이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고 얘기합니다. 무엇이 이 변화의 동력인지는 이미 많은 이론이 있습니다만 저는 청년실업에 주목합니다. 이집트의 대학진학률은 30%로 아랍 및 북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최상위권입니다. 하지만 대학졸업생 가운데 제대로 된 직장을 갖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좋은 직장이 적고, 그조차 연줄이 아니면 들어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공부해 봐야 별 소용 없다는 것을 깨닫고 대학을 그만두는 학생들이 입학생의 반에 이른다는 통계는 이집트 젊은이들의 절망감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절망감이 젊은이들의 마음 속에 연료로 켜켜이 쌓여 있다가 소셜 네트워크로 묶이는 순간 임계점을 넘어 발화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음에 불길이 타오를 곳을 찾으려면 지역적으로 인접한 곳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의 절망감이 가장 많이 쌓여 있는 곳이 어딘지 알아 봐야 할지도 모릅니다.


생산인구 가운데 청년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것이 청년 고용률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 수치가 2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습니다. 이 또래 젊은이들이 대부분 학생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서 학교를 마친 5년 후까지 니트(NEETㆍ취업하지 못하고, 공부하고 있지도 않은)로 지내는 비율을 살펴 보면 이 수치도 약 37%에 가까워 OECD 내에서 압도적으로 1위입니다. 82%의 고등학생들이 대학에 가지만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에 큰 희망이 없는 나라. 적어도 통계는 우리나라를 이렇게 묘사하고 있는 셈입니다.


젊어서 고생을 낭만으로 여길 수도 있습니다. 저 또한 배 곯으며 고통스럽던 젊은 날을 추억으로 미화할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답답한 기성세대가 되어가나 봅니다.) 그러나 선생으로서 옆에서 지켜보면 안 그래도 불확실성에 애태우는 날이 많은 우리 후배들에게 실업의 무게는 과도하고 가혹해 청춘의 빛을 바래게 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농촌이나 공장에는 일자리 많다는데 거기 취업하지 왜 노는 거야?"라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물론 도전적인 자세로 미래를 개척해야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상황에서 젊은 시절에 생긴 경력공백이나 하향 취업경력은 낭만적인 추억보다는 평생의 트라우마가 될 가능성이 더 많다는 것도 좀 이해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앞의 세대는 다음 세대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불가피하게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노후를 기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집트를 보면서 저는 우리가 과연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국가와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지, 그리고 공정한 방식으로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있는지 찬찬히 생각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적잖이 미안한 마음으로 말입니다.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