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실적은 살아나 회복전망 밝혀
[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과거 유가급등의 여파속에 1조원 주식 부자 대열에 섰던 허용도 태웅 회장. 자수성가 주식부자로 부각된 것도 잠시. 하지만 지난해까지 유가하락과 조선업황 부진으로 주가가 하락하며 주춤했던 그다.
태웅의 지난해 실적은 저조했다. 그러나 4분기실적은 증가세를 보였고 해상설비를 중심으로 풍력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여 턴어라운드에 대한 가능성을 남겼다. 태웅의 실적이 호전돼 허 회장이 다시 1조 주식부자 대열에 합류할 수 여부도 관심이다.
◆1조대 주식부자도 반토막 났네=태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12억원을 기록해 2009년에 비해 80.48% 감소했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35.48% 줄어든 3456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역시 111억원으로 65.33% 감소했다.
이같은 매출감소세는 풍력산업이 경기침체로 인해 더디게 성장하며 수주감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적 둔화에 따라 주가역시 지난 1년간 5만원 안팎의 박스권에서 맴돌았다. 17일 오전 9시30분 현재 태웅의 주가는 4만99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태웅은 기존 조선, 플랜트에 납품하던 단조기술을 바탕으로 지난 2004년 풍력시장에 뛰어들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풍력날개와 터빈을 잇는 메인샤프트와 타워플랜지, 베어링 등을 생산했고 특히 메인샤프트는 지난 2006년 세계일류상품인증을 받을 정도로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주가역시 급등세를 보였다. 조선업황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07년에는 주가가 13만3900원까지 올랐다. 당시 허 회장과 부인의 지분 가치는 1조원을 넘어서 자수성가형 재벌이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이후 조선업황이 둔화돼 잠시 조정기를 맞았지만 뒤이어 고유가로 풍력시장이 각광받자 2009년에는 재차 상승해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풍력산업을 주도하던 미국과 유럽의 설비투자가 줄자 실적둔화와 함께 주가도 약세를 보여 시총순위도 17일 현재 13위까지 떨어졌다. 허 회장 내외의 지분가치도 4600억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유가 상승이 곧 성장 동력= 국제유가 상승과 해상풍력시장 성장에 따라 태웅의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춰지고 있다.
실제로 태웅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저조했지만 4분기에는 실적 증가세를 보였다. 태웅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3분기보다 36.77% 늘었다. 2009년 같은기간과 비교해도 92.24% 성장한 수준이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역시 각각 1030억원, 16억원으로 3분기대비 35.31%, 11.89%씩 증가했다. 2009년 4분기와 비교해도 각각 35.65%, 0.98% 늘어난 셈이다.
최원경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회복한 수주물량은 4분기부터 매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올해 예상 수주액은 5500억원으로 지난해 2958억원보다 39%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출 회복과 함께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3.8%선에서 10%선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 풍력시장의 회복은 태웅이 경쟁력을 갖춘 대형 해상풍력설비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분석됐다. 한병화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풍력협회(EWEA)에 따르면 올해는 2010년 대비 87% 증가한 1650MW 규모의 해상풍력장비가 설치될것"이라며 "유럽의 터빈메이커들은 6~7MW급의 대형터빈을 개발중에 있어 글로벌 풍력단조부품 업체 중 가장 큰 프레스와 링밀을 생산하고 있는 태웅이 해상풍력용 부품시장에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