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국내 제약업계 처음으로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한 국산약이 탄생했다.
한미약품은 자사의 고혈압약 아모디핀이 지난해 매출액 470억원, 아모디핀에 또다른 고혈압약을 섞은 복합제 아모잘탄은 529억원을 기록해 총 999억원의 매출을 냈다고 11일 밝혔다. 이 수치는 병원 밖 약국에서 팔린 매출액을 더한 것으로, 입원 환자가 소비한 양까지 합하면 1000억원이 훌쩍 넘어간다.
아모디핀 시리즈는 단일 치료제 시장으로는 최대인 고혈압약 시장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그간 1위를 기록해 온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올메텍 시리즈를 92억원 차이로 따돌렸다. 3위는 스위스 노바티스의 디오반 시리즈로 842억원이다.
한편 지난해까지 매출액 1000억원을 넘긴 약은 미국 화이자의 고혈압약 노바스크(2004년 1300억원), 프랑스 사노피아벤티스의 혈전약 플라빅스(2009년 1126억원) 등 2품목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아모디핀 시리즈가 1000억원을 넘기고 화이자의 고지혈증약 리피토가 1033억원을 기록해 총 4개로 늘어났다.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전문의약품 매출이 크게 늘자 국내 제약사들은 1년에 100억원 이상 팔리는 약을 소위 '블록버스터'라 불러왔다. 하지만 분업 10년 만에 1000억원으로 그 기준이 올라간 셈이다.
하지만 한미약품이 세운 이 기록이 당분간 깨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유망하던 동아제약의 위염약 스티렌이 2009년 841억원까지 올랐으나, 지난해 805억원으로 상승세가 꺾여 1000억원 돌파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외국 제품으로서는 미국 BMS의 B형간염약 바라크루드가 855억원, 종근당이 외국서 도입해 파는 고혈압약 딜라트렌이 729억원, 병원 외 처방량이 적어 이번 집계에 누락된 노바티스의 백혈병약 글리벡(2009년 773억원) 등이 1000억 돌파를 노리고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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