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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사람들] "이번 명절은 백령도를 나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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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북한과 맞닿은 백령도. 해병대 만이 백령도를 지키고 있는 게 아니다. 지난 2008년에 세워진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종합관측소도 서해의 최북단에서 백령도를 지키고 있다.

[설연휴 사람들] "이번 명절은 백령도를 나가야죠" 백령도 대기관측소에서 이동원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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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사태 이후 방공호까지 두세번 전력 질주를 했죠. 백령도가 다음 타겟이 된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철렁했습니다"

3일 기자와 전화통화를 하는 이동원 백령도 대기종합관측소장(43)은 담담한 어조였다. 그러나 한달 동안 육지 출입이 못하게 된 그에게 이번 설이 얼마나 큰 의미로 다가올 지가 전화상으로나마 느껴졌다.


"중국에서 바람이 불어오지 않는한 가장 깨끗한 바람이 백령도에 붑니다" 백령도에 대기종합관측소가 들어선
이유다. 이를 해석하자면 백령도에는 귀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바람이 거세게 분다는 말이다. 이번 겨울에는 백령도는 늘 영하 20도 안팎의 기온을 기록했다. 눈도 셀 수 없이 많이 왔다. 얼마전에는 압록강에서 얼은 얼음이 백령도해 근처로 떠내려오기도 했다.

바람 부는 백령도에서 중국으로부터 건너온 황사와 종 대기 오염 물질을 측정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대기종합관측소다.


이곳에는 이동원 소장을 비롯해 준형 연구사, 최진수 연구원과 오준 연구원, 국제 교류 형태로 온 인도의 아룬 박사가 근무 중이다.


"7살과 9살 애들이 만날 전화해서 아빠 언제 집에 오냐고 물어 봅니다" 멋쩍게 웃었지만 왠지 가슴이 아리게 하는 답이었다.


"백령도에서 집(서울 사당동)까지 가려면 무려 8시간 걸려요 배가 뜨지 않으면 8시간 걸리는 귀성길도 아예 불가능 합니다" 이번 설에 서해 바다가 잠잠해야 할텐데라며 그는 말끝을 흐렸다.


육지로의 휴가가 주어지면 뭘 하고 싶냐는 질문에 "일단 가족들과 영화가 보고 싶다"고 단박에 대답했다. 백령도에서 늘 먹는 밑반찬 대신에 맛있는 저녁식사 한끼도 그립다고 덧붙였다.


그가 이번 설 연휴를 가족들과 보낼 수 있었을까? 그건 아마 서해 5도 바다에 달려있을 듯 하다.


아쉬운 전화 인터뷰를 끝내려 하자 "국방부에서 최전선이 백령도에서 환경부 최전선에서 국립환경 과학원의 백령도 관측소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꼭 기억 좀 해주세요"라며 그는 당부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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