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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日, 새 방향타는 ‘제2의 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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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자유무역협정-엔고 활용 해외투자… 만성적 디플레 걸림돌

위기의 日, 새 방향타는 ‘제2의 개국’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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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규동(소고기 덮밥)의 체인점들이 연초부터 가격 인하 경쟁을 시작했다. 규동의 대표적인 체인점인 마쓰야(松屋), 요시노야(吉野家), 스기야((すき家) ) 등은 한 그릇에 300엔 이상 받던 규동을 240~270엔(한화 약 3300원 내외)으로 끌어내렸다. 1990년대 한 그릇에 400엔까지 올랐던 규동이 20년이 지난 지금 40% 가량 저렴해진 셈이다. 몇 년째 마이너스 물가가 이어지고 있는 일본의 디플레이션 현상이다.


#최근 일본 기업들은 해외기업 인수합병(M&A)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해외기업 인수 및 지분 참여 총액은 3조2천억 엔. 전년의 1조8천억 엔에 비해 무려 85% 증가했다. 배경은 역시 풍부한 현금 유동성과 엔고의 적극적인 활용. 엔고에 대한 내성을 기르면서 수비보다 공격으로 전향하는 분위기다.

일본 경제의 침체 원인은 디플레이션과 엔고다. 잃어버린 10년을 연달아 두 번씩 경험한 일본의 정부와 국민은 모두 많이 지쳐 있다. 게다가 성큼성큼 성장하는 중국 경제에 압도당하고, 한국-인도-브라질 등 신흥국들의 빠른 경기 회복과 도전에 위기 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새해에 들려오는 일본 경제의 움직임은 예년 같지 않다. ‘개국 아니면 쇄국’이란 극단적인 표현부터 ‘또 한 번의 메이지유신’ ‘국가 부활’ 등의 구호도 등장한다. 2011년엔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각오로 넘친다.

TPP·EPA 체결에 ‘혼신의 힘’


일본 경제의 부활을 시도하는 첫 번째 방향타는 FTA 등 각종 경제협력체의 적극적 참여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유럽연합과 경제협력(EPA),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할 셈이다.


일본의 FTA 체결국간 무역 비중은 전체 무역 규모의 약 17%선. 한국이 올 7월 EU와 FTA가 발표되고, 한·미 FTA까지 성사되면 약 35% 이상이 되기 때문에 일본으로선 아직 체결해야 할 국가가 많은 편이다.


위기의 日, 새 방향타는 ‘제2의 개국’


특히 미국 주도로 총 9개국이 참여 중인 TPP에 관심이 높다. 간 나오토 총리는 상반기 안에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로 발표했으며, 총리실 산하에 추진협의회도 설치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월15일자 인터넷판에서 “미국은 FTA를 능가하는 21세기형 자유무역협정을 일본과 만들고 싶은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일본경제단체들도 연일 TPP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경단련의 요네쿠라 히로마사(米倉弘昌) 회장은 최근 “TPP는 반드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스다 타카시 토레이경영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11년 일본경제의 해독’이란 보고서에서 “자유무역의 참여는 개국과 쇄국의 문제”라고 언급했다.


해외 M&A 포문 ‘엔고의 역설’


일본의 엔고는 경제 회복을 가로막는 주범이며 발목지뢰다. 월 평균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하회한 기간이 2008년 11월 이후 27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2010년 9월에는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이 6년 만에 대대적으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별무신통이다.


사카이 히로즈구(酒井博司) 미쓰비시 종합연구소의 수석연구원은 “엔고는 기업들의 내성 강화, 자원·원재료의 수입 가격 하락 등 장점도 있지만, 수출 견인형의 성장 구조인 일본으로선 마이너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엔 엔고를 기회로 활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해외기업의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해외로 공장 이전 추진 등이 그것이다. 2007년 이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크게 위축되었던 일본기업의 해외기업 M&A가 2010년에 큰 폭으로 확대되었다. 지난해 1~9월까지 해외기업 M&A 건수는 269건으로 전년 동기간보다 무려 20%나 증가했다.


마스다 타카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엔고에 대한 수비전략을 벗어 던지고 해외기업의 M&A와 해외 생산기지 설립은 신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일본기업은 엔고에서도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가고 있다.


신성장동력 집중 육성 신시장 창출


차세대 산업육성을 통해 국가 경쟁력 강화에 승부를 거는 것은 일본도 여타 국가들과 마찬가지다. 환경, SOC 수출산업, 콘텐트, 의료, 로봇·우주 등 5대 분야에 2020년까지 총 149조 엔 규모의 시장을 창출한다는 국정 프로젝트를 세웠다.


환경분야에서 저탄소 관련 산업 진흥을 위해 1474억 엔, 가전과 주택분야 환경 포인트 제도 연장에 3104억 엔, 희토류 종합대책에 1000억 엔, 인프라 시스템 수출 촉진 지원에 373억 엔 등 전방위 지원이 개시된다. 이밖에 신성장동력을 육성하기 위해 해외 인재를 유치하고 법인세를 인하하는 등 다양한 세제·지원 혜택도 마련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최근 ‘글로벌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1년 일본 경제 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IMF와 민간 금융기관들은 올해 일본 경제의 GDP 성장률에 대해 대부분 1%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 작년에 비하면 시원찮은 경제성장률 예상치다.


일본이 제2의 개국이란 캐치프레이즈로 침체 국면을 탈출하려고 몸부림치지만 새로운 악재도 만만찮은 게 현실이다. 선진국들의 둔한 경기 회복과 신흥국들의 긴축정책 등이 근심거리다. 엔고와 만성적인 디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한 경기부양책이 한계에 다다른 것도 사실이다. 이런 장애를 극복하고 일본 경제가 야심차게 내놓은 방향타들이 다시 일본 경제를 곧추 세울지 주목된다.


강준완 편집위원 napoli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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