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선원을 구출한 쾌거의 흥분이 좀처럼 가시질 않고 있다. 작전 성공 사흘이 지났지만 해군 장병들의 무용담은 물론 기지를 발휘한 석해균 선장에 대한 국민들의 찬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로 위축됐던 군과 정부도 모처럼의 작전 성공으로 사기가 한껏 고무돼 있다.
'아덴만 여명' 작전의 성공은 분명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 자랑스러운 쾌거임에 틀림 없다. 우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소말리아 해적의 선박 납치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다. '피랍-몸값 지불'이라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이번 작전 성공으로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해적과는 타협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에서 가슴이 다 후련하다.
그러나 한 번의 군사 작전 성공으로 위험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 소말리아 해적들이 '보복'하겠다며 "한국 선원을 인질로 잡을 경우 몸값을 요구하는 대신 곧바로 살해하겠다"고 위협한 데서 보듯 오히려 우리 선박들이 더 큰 위험에 빠질 우려가 없지 않다. 당장 억류 중인 금미 305호 선원의 안전이 걱정이다. 해적으로부터 안전한가 하는 근본 물음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들뜬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소말리아 해적에게 선박 납치라는 피해를 사전에 막을 근원적 대책을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해적들은 갈수록 국제화ㆍ기업화하고 있다. 우리 힘만으로는 이들의 출몰을 막기 어렵다. 국제연합(UN)이나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강화해 자금줄을 차단하는 등 출몰 자체를 막을 공조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하지만 국제 공조를 통한 해적 퇴치는 하루아침에 이루기 어렵다. 당장은 자구책을 마련하는 게 급하다. 선사들은 보안요원의 탑승과 선원들이 배에서 몸을 상당기간 은닉할 수 있는 '선원 피난처', 해적선을 격퇴할 수 있는 물대포 등의 설치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피난처 설치 비용 등 2~3억원을 아끼려다 더 큰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정부와 국회는 피난처 및 보안 요원 탑승 등을 의무화하는 관련 법안을 마련해 처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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