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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관세·환율이 가격상승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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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기름값 2008년-2011년 비교해보니..휘발유값 유통마진 ℓ당 6%·나머지 50% 세금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정유업계가 대통령의 한마디에 궁지에 몰렸다. 마치 물가상승의 주범이 된듯한 상황까지 초래되고 있다. "그럼 밑지고 팔라는 말이냐"는 거친 반응까지 나올 정도다.


과연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주유소의 행태가 묘하다"고 한것처럼 현재의 기름값에 거품이 끼어있는 지 제대로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일단 정유업계는 시장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내놓은 발언이라며 푸념하면서도 가격 하락 압박을 피하기는 힘들다는 이중적 입장에 처했다. 결국 ℓ당 10원도 안 되는 마진을 깎아서라도 가격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닥친 것.


실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대통령의 발언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지 못하는 참모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08년에 비해 기름 값이 비싸다?=정유사들은 이 대통령이 2008년과 가격을 비교한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발언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 갈 때 (휘발유 가격이) 2000원 했다면, 지금 80달러 수준이면 조금 더 내려가야 할 텐데 지금 1800~1900원 정도 하니 더 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


그러나 2008년과 상황을 비교하면 현재 가격이 절대 높은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것도 다름 아닌 정부가 올린 세금의 영향으로 주유소 판매 가격이 높아졌기 때문에 대통령의 발언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것.


지난 2008년에 유류세는 670원에서 910원까지 올랐고, 원유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관세는 2008년 당시에는 1%였지만 2009년 2월부터 2%, 3월부터 3%로 단계적으로 올랐다.


환율도 올라 휘발유가격이 가장 높았던 7월 셋째 주에는 달러당 1010원 내외였지만 현재는 1150원선에서 등락하고 있기 때문에 정유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가격하락 '어불성설'=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가격을 내린다는 것은 사실상 밑지고 장사하라는 이야기"라며 한숨 섞인 푸념을 늘어놓았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주말을 기준으로 전국의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 1804.8원이다. 이 가운데 유통비용과 마진은 ℓ당 98.8원으로 6%에 불과하다. 세전 정유사의 가격이 ℓ당 796.1원으로 44%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50%(910원)가 세금이다.


정유사가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은 유통비용과 마진이 차지하는 100원 미만의 금액인데 유통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현재 정유사가 기름 1ℓ를 팔아 남길 수 있는 돈은 10원도 되지 않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치논리의 개입으로 시장가격을 조정하면 시장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 유가는 국제 원유가격과 국제시장 제품가격, 환율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결정된다. 1997년 1월부터 정부가 유가를 전면 자유화하면서 이어져온 가격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현재 국내 정유제품 가격은 싱가포르 상품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에 2주의 시차를 두고 정유사 가격이 정해지고, 여기에 정부가 정해놓은 세금과 유통비용 등을 더해 최종 주유소 판매 가격이 결정된다.


정유사가 할 수 있는 조치가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지경부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새로운 가격시스템에 대해서도 1995년 이전의 정부가격 고시제도로 회귀하지 않는 이상 현재의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왔다.


◆대통령 현실 왜곡에 업계만 '신음'=청와대가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내놓은 발언에 업계가 곤란한 상황을 겪은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포스코 미소금융지점에 상담하러 온 정모씨와의 대화 과정에서 캐피탈 회사들의 높은 이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사채이자와 똑같은 것 아니냐"며 사실상의 이자율 인하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진동수 금융위원장에게 "대기업이 하는 캐피탈에서 40~50% 이자 받는 게 맞느냐"고 말했고 진 위원장은 "신용이 안 좋아서 그런 것 같다"고 답변했다.
대통령의 발언 이튿날 진 위원장은 "캐피탈 대출금리 인하여부를 검토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고 대형 캐피탈 업체들은 일주일 만에 줄줄이 금리를 내렸다.


가장 먼저 금리를 내린 하나캐피탈은 최고 금리를 기존 연 36%에서 29%로 낮췄고 뒤따라 금리를 내린 업체들도 이와 비슷한 수준까지 금리를 인하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세간에는 비판의 목소리도 많았다. 특히 당시 대화 과정에서 나타난 캐피탈 업계의 금리는 실제보다 10% 가량 높게 잘못 알려져 있었다.




이윤재 기자 gal-r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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