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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式 '상시저가' 정책에 담긴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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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저가 이미지 UP "손실 감수해라"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지난 연말 이마트 노병간 바이어는 식품업체 한국네슬레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커피 원두 가격이 올라 올해 1월1일부터 커피믹스 가격을 올려야겠다는 내용이었다.

네슬레 커피믹스는 이마트에서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인기상품.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레 판매량이 줄 것으로 생각한 노 바이어는 이마트에서만 판매하는 대용량묶음 상품에 대해 가격동결을 제안했다.


수차례 협의끝에 그는 가격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진다는 점을 설명했고, 동결로 예상되는 판매량 증가 등을 협력사에 이해시키는데 성공했다. 결국 네슬레는 지난 1일부터 전 제품 가격을 8~12% 올리면서도 이마트 독점 판매 상품인 '더 마일드(250입)'는 인상에서 제외했다.

노 바이어는 "양사가 물가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부담과 가격 동결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신세계 이마트가 지난 13일 상시저가 판매정책의 일환으로 씨리얼, 우유 등 20개 품목의 가격을 1년간 동결키로 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물가상승 압박이 그 어느때보다 큰 상황에서 가격 동결을 선언한 배경이 주요 관심사다. 특히 이마트는 지난해 3700여개 품목을 대상으로 첫 상시저가할인 판매에 나서면서 전년대비 0.8% 가량 영업이익률이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마트가 올해 다시 상시할인을 선언한데는 남다른 배경이 있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기업의 이윤추구를 생각할 때 이마트의 이런 전략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경영 '셈법'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마트의 생각은 다르다. 네슬레의 경우처럼 인기상품의 가격을 동결하면 단기적으로는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해당 상품의 판매량이 늘어나고, 집객효과도 '덤'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것.


이마트 관계자는 "저가판매로 인한 부담은 이마트가 책임지거나 때에 따라 협력사와 함께 나누고 있다"며 "하지만 절대로 협력사에게 저가 납품을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상시저가판매를 추진하면서 상품 기획ㆍ판매를 담당하는 바이어에 대한 인사평가제도 손질했다. 바이어 평가 항목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영업익 신장율' 대신 '얼마나 많은 상시저가상품을 기획했느냐'에 대한 평가를 집어넣었다.


그렇다면 이마트는 상시가격 할인정책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이마트 관계자는"향후 상품 가격이 급격히 올라 이윤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면 다시 생각해야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현재의 스탠스를 계속 밀고간다는 게 회사 경영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협력사들은 일단 큰 부담은 없다는 반응이다. 해찬들 고추장의 가격을 동결키로 한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가격동결을 위해 납품가를 낮추지는 않았다"며 "이마트측에서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을 흡수하겠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가격동결로 이마트가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물가가 올라도 이마트는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이미지를 굳히게 됐다는 것.


한편, 이마트 상시저가정책은 지난해 1월 정용진 부회장이 그룹 총괄대표로 부임하면서 시작됐다. 올들어 25가지 상품이 선정됐고, 최소 한달에서 길게는 1년 동안 가격을 낮춰 '양질의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점에서 일반 할인행사와는 다르다는 게 이마트측의 설명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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