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원자재가격 급등으로 인해 12월 수입물가 상승률이 2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물가는 생산자물가와 더불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지표로, 연초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한층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14일 발표한 '2010년 12월 수출입물가지수'에서 지난해 12월 수입물가가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에 영향받아 전년 동월대비 12.7%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9년 2월(18.0%) 이후 22개월만의 최고치다.
전월 대비로도 4.7% 올라 지난 2009년 6월(5.1%) 이후 18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림수산품이 전년 동월대비 30.8%, 광산품이 19.8% 상승하는 등 원자재가 20.9% 올라 수입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석유제품이 전년 동월대비 18.8%, 1차철강제품이 19.5%, 1차 비철금속제품이 21.3% 상승하는 등 중간재도 10.5%나 올랐다.
품목별로는 원자재 중 천연고무가 전년 동월대비 82.7% 급등했고 원유가 16.0%, 철광석이 82.4%, 밀이 60.6%, 원면이 83.9% 상승했다. 석유제품의 원료로 쓰이는 나프타가 전년 동월대비 19.1% 상승했고, 프로판가스와 부탄가스가 각각 23.7% 상승했다.
이처럼 주요 원자재와 원재료의 수입물가가 급등함에 따라 국내 소비자물가도 시차를 두고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임수영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파급효과 기간을 일반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농림수산품의 경우 5~6개월, 석유제품의 경우 1~2개월이 걸린다"며 "품목마다 시차는 달라도 언젠가는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13일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물가 잡기에 나섰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기간 중 환율하락에 힘입어 수입물가 상승은 다소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14.5% 상승해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보다 1.8%포인트 높았다.
임 과장은 "지난해 12월 중 달러값이 1.6%, 유로화 가치가 11.1% 하락하며 원화 기준 수입물가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12월 수출물가는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해 전년 동월대비 4.3% 상승했다. 농림수산품이 전년 동월대비 16.5%, 공산품이 4.2% 올랐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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