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민유성 산은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올해 산업은행 민영화를 위해 재무·수익구조 개선 등 그룹차원의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민 회장은 11일 아시아경제와의 신년인터뷰에서 "올해 차질 없는 민영화 이행에 대비하기 위해 재무·수익구조 개선 등 매각가치 제고를 위한 그룹 차원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민영화의 구체적 방법과 일정에 대해서는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했다.
또 지난해 금융계의 이슈가 인수합병(M&A)이었다면 올해 금융계 이슈는 '해외시장 진출'이라고 진단했다.
민 회장은 "올해는 은행권이 4강 체제로 재편되면서 영업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해외진출이 적극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시아 금융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8조 달러, 연간 8000억 달러의 인프라 투자수요가 예상되는 거대시장으로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해외시장 중에서도 아시아 금융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산업은행의 기업금융 부문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민 회장은 "산은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문은 2009년 기준 국내 1위, 아시아 5위, 글로벌 13위로 이미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민간협력사업(PPP) 부문은 3년 연속 글로벌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규제로 인해 해외진출 정책이 지연된 점은 다소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선진 금융기관들이 디레버리징(부채축소)에 치중하는 기간을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절호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었는데, 지난해 연초부터 불거진 볼커룰 등 금융 규제 강화 움직임으로 해외은행 인수 등 글로벌 확장전략이 지연됐다"며 "그러나 아직도 2~3년간은 기회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민 회장은 산은의 기업금융 부문에 비해 수신기반이 약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산은은 이미 기업금융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수신기반은 취약한 실정"이라며 "안정적인 예수금 확보차원에서 점포 확충, 상품개발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신기반 확충을 위해 올해는 30여개를 추가로 개설하고, 대우증권이나 KDB생명 영업점을 점포 내 점포(Branch in Branch)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활성화를 통해 개인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산은만의 고유한 상업투자은행(CIB) 상품과 연계한 독특한 상품개발도 고려하고 있다.
대한통운과 관련해서는 상반기 내 매각 방침을 밝혔다. 민 회장은 "연초 채권은행 협의회에서 결정될 사항이지만, 상반기 내 매각이 예상된다"며 "대한통운 매각이 완료되면 아시아나항공은 풋백옵션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돼 안정적인 성장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호그룹의 구조조정 역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구조조정을 통해 거시적으로는 금호그룹 도산 위험을 차단하고 금융시장·국민경제를 안정화시켰으며, 금호그룹 주력 4개사의 경영성과도 현저하게 개선됐다"고 했다.
▲용어설명:상업투자은행(CIB)
상업은행(CB)와 투자은행(IB)이 결합된 형태의 은행으로, 상업은행의 안정성과 투자은행의 경쟁력을 갖춘 것이 장점이다. 상업투자은행 상품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회간접자본(SOC) 채권 등을 기초로 한 상품을 뜻한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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