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산업은행이 내년부터 개인금융센터를 본부로 격상시키고, 일부 지점에서 실시중인 가계대출을 전 영업점으로 확대 실시하는 등 개인금융 영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 겸 산은 행장이 민영화 방침으로 내세운 '내년 국내 상장, 내후년 해외 상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개인고객들의 예금 유치를 통한 수신기반 확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보다 대출금리는 낮추고, 예금·적금금리는 높이는 방법으로 금리에 민감한 30~40대 고객층을 끌어오겠다는 것이 개인금융 전략의 골자다.
27일 산은 관계자에 따르면 산은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현재 '센터' 급인 개인금융센터를 '본부' 급으로 격상시키기로 결의했다. 본부로 격상되면 향후 규모 및 영업 면에서 더욱 유리한 입지에 설 수 있게 된다.
개인금융의 성공 여부가 그만큼 산은 민영화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크기 때문이다.
산은은 정책금융기능을 한국정책금융공사로 이관한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산금채 발행을 통해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 방법은 산금채 이자 부담이 큰 만큼 일반 고객들의 예금 수신을 기반으로 영업하는 시중 은행들보다 수익기반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산은은 개인영업 확대를 위해 현재 5개 점포에서 시범적으로 행하고 있는 가계대출을 전 영업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가계대출과 관련 "일부 영업점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시스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내년 초에는 지점 전반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부터 산은은 본점 영업부와 서초, 종로, 잠실, 수원지점 등 총 5개 점포에서 가계대출 시범 영업을 진행해 왔다.
CD금리, 코픽스, 산금채 3개 금리에 연동되며, 시중은행보다 가산금리를 줄여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기업금융과 연계된 집단대출만을 취급중이지만,향후 직장인 신용대출·개인 신탁예금 등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산은 관계자는 "일반 직장인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예금도 중요하지만 가계대출 상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익원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수신기반 확대의 일환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예·적금 상품 판매는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아 작은 금리차에도 민감한 30~40대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게 산은 측의 설명이다.
또 시중은행들보다 지점 수가 적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각 지역에 '영업단' 형태로 개인금융 영업조직을 운영할 방침이다.
하지만 산은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가 아직 낮다는 점이 개인금융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성봉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산은은 개인금융보다는 개발, 기업금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민간의 인식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 정부의 임기가 2년밖에 남지 않은 점도 민영화 추진 동력을 약화하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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