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증시 활황세를 바탕으로 레버지지펀드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리버스펀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시 강세로 레버리지펀드가 힘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들 펀드를 통한 투자 전략 재편도 생각해볼만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6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 레버리지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39.89%로 국내주식형펀드 평균 22.24%의 두 배에 육박한다. 하지만 같은 기간 리버스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9.94%로 상승장의 유탄을 고스란히 맞았다.
특히 지수가 급등한 최근 6개월간의 성적을 살펴보면 차이는 더욱 극명하다. 레버리지펀드인 '삼성KODEX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은 6개월 수익률 58.98%, 'KBKStar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은 59.54%로 최상위권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리버스펀드인 '삼성KODEX인버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은 -20.77%, '푸르덴셜프리엄브렐러BEAR인덱스증권전환형 1'은 -21.73%의 손실을 입으며 80% 가까운 수익률 격차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상품 구조 때문이다. 레버리지펀드는 일부 투자자산을 파생상품 등에 투자해 주가 상승 시 1.5~2.2배의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반대로 리버스펀드는 코스피 선물매도나 풋옵션 매수 등을 통해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상품이기 때문에 주가 상승 시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재미있는 것은 투자자들의 자금 동향은 수익률과 전혀 다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수익률 바닥을 기고 있는 리버스펀드에는 최근 1개월 사이에만 36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그러나 수익률 고공 행진을 벌이며 1개월 사이에만 평균 12.58% 성과를 안긴 레버리지펀드에서는 도리어 19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투자자들이 최고점을 돌파한 코스피 지수에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전혀 달라 보이는 이 두 펀드는 시장을 보는 관점이나 투자 방법에 따라 보완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다. 레버리지펀드는 상승장에서 강한 것이 사실이지만 상승폭이 제한적일 때도 효과적인 투자수단이다. 현재 코스피 지수 기준으로 10% 가량의 상승 여력이 남았다고 가정한다면 일반 주식형펀드로는 그와 유사한 수익률 정도 밖에 얻을 수 없지만 레버리지펀드는 상승폭을 15~20% 가량으로 극대화 할 수 있다.
리버스펀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만 하다. 우선 증시가 충분히 올랐다고 판단된다면 하락에 베팅하는 방식이다. 대부분 상승장을 전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권장할만한 접근은 아니지만 관점에 따라서는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대세 하락 시에는 리버스펀드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엄브렐러펀드(투자자산 전환이 가능한 펀드)라면 투자처의 전환을 적극 활용할 수도 있다. 다른 하나는 헤지(hedge)전략이다.
김태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수에 부담이 있는 투자자라면 리버스펀드를 포트폴리오에 일정부분 포함시켜 상승 시 이득을 덜 취하고 하락 시 손실을 방어하는 전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물론 주의할 점도 있다. 두 펀드다 시장의 상황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기보다는 고위험을 감내하고 초과 수익이나 반대 급부를 얻는 상품이라는 점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레버리지펀드가 상승 시 두 배의 수익을 얻는다면 하락 시에도 두 배의 손실을 감내해야하고 하락장 방어 수단이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리버스펀드 역시 상승장이 지속 된다면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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