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현대모비스·기아차 등 선전..통신주는 부진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올 들어 코스피 지수가 20% 이상 상승했지만 모든 종목이 상승장의 과실을 맛본 것은 아니었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 역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조선과 자동차 업종 대표주들의 선전이 눈에 띄었고 대표적 경기방어업종인 통신주는 부진했다.
30일 본지가 올해 첫 거래일인 1월4일과 폐장을 앞둔 12월29일의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분석한 결과 현대중공업과 현대모비스가 시가총액 5위권에 새로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은 올 초 시총 순위 13위, 현대모비스는 8위에 불과했다. LG화학과 기아차는 각각 6위, 10위에 랭크되면서 시가총액 10위권 내로 진입했다. LG화학은 올 초 시총 10위, 기아차는 28위에 올라 있었다.
이들 종목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며 시총 상위권 지형도를 바꾸는 사이 KB금융과 한국전력, LG디스플레이는 뒷걸음질쳤다. KB금융이 1년 만에 시총 4위에서 8위로, 한국전력이 5위에서 11위로, LG디스플레이는 9위에서 17위로 물러섰다.
LG전자 역시 부진했다. 스마트폰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에 대한 대응이 늦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올 초 12만2500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상승장 속에서도 주가가 오히려 하락하면서 11만4000원까지 내려섰다. 지난 6월말에는 10만원선도 무너지며 9만1400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조선, 자동차주와 같은 제조업이 선전하는 사이 대표적인 경기방어주 통신업종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SK텔레콤이 12위에서 18위로, KT는 18위에서 22위로 밀려났다.
경기민감업종이 상승하고 경기방어업종이 하락하는 현상은 국내 주식시장 뿐 아니라 올해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모두에서 나타났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MSCI선진시장 소속 24개국 증시의 평균 수익률도 경기 소비재와 산업재가 가장 높았고 통신, 유틸리티 업종 등은 하위권에 속했다. MSCI선진시장에서도 통신업종과 유틸리티 업종의 상승률은 부진했다.
김수영 애널리스트는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면서 경기민감업종이 상승세를 견인했다"며 "유틸리티와 같은 방어적 성격의 업종은 경기회복의 수혜를 받지 못하면서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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