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충무로 포럼] 예쁜 아가씨가 왜 위험한 무기를?

시계아이콘01분 41초 소요

[충무로 포럼] 예쁜 아가씨가 왜 위험한 무기를?
AD

말로만 양성평등 女리더 태부족
딸들의 꿈 꺾지 않는 사회되길


장면#1. 신무기 관련 국제회의가 열리고 있는 러시아의 한 회의장. 번쩍이는 훈장을 단 장성들 틈에 자그마한 여성이 유독 눈에 띈다. 옆 좌석의 남자가 말을 건다. "아니 이렇게 젊고 예쁜 아가씨가 왜 무기 같은 위험한 물건에 관심이 있는 거요?" '아가씨'는 한마디 툭 던진다. "나는 무기를 연구해서 박사학위를 땄고, 무엇보다 이 무기를 내 맘대로 써 보고 싶어서요."

장면#2. 워싱턴DC의 한 건물. 치열했던 마라톤 회의를 마치고 모두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그런데 '참석자' 중 한 명이 남아 테이블 위의 컵과 접시들을 치우고 있다. 그 장면을 한 기자가 목격한다. 기자는 그 '참석자'의 따뜻한 마음씨를 칭찬하는 기사를 썼다.


누구 얘기일까?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이 두 장면의 주인공이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라이스 전 장관은 첫 장면의 경험을 털어 놓았다. 그러자 몇 년 전에 읽었던 두 번째 장면의 기사가 떠올랐다. 세계를 쥐락펴락했던 여성도 전문성을 의심받고 컵을 치우는 미덕을 칭송받았다니. 여성 총리에게 위스키나 한잔 하면서 국무회의를 하자는 남성 국무위원들이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지금은 나아졌을까? 불행히도 그렇진 않은 것 같다. 콘퍼런스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제 어느 정도 제도나 법적인 개선은 돼 있으니 남은 것은 사람들의 생각과 문화를 바꿀 때라고.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정부는 며칠 전에도 '가족친화적 일터만들기' 토론회를 열고 정책 반영을 모색했다. 정치계도 공식ㆍ비공식 할당제를 도입해 여성 국회위원이나 여성 당 최고위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기업도 육아휴직제, 직장 내 탁아소 등 여성들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했다. 학교에서도 양성평등 교육이 의무화됐다. 제도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현실은 어떤가? 얼마 전 간호부문 말고는 처음으로 여성 장성이 배출됐다. 기쁜 일이지만 여군 역사가 60년이나 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늦은 감이 있다. 필자가 공공부문에서 근무하던 몇 년 전까지도 여성은 공직에서 '희소가치'가 있으니 쉽게 고위공무원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 오너가문이 아닌 여성 임원은 아직도 희소하다. 40~50명씩 임원이 있어도 여성임원이 한 명도 없는 기업들이 부지기수다.


제도는 '당위성'을 반영한 것들이 많다. '제도적으로 선도'하기 위한 목적이다. 양성평등 관련 제도에도 그런 측면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여성가족부'가 있어 제도적으로는 앞선 것들이 많다. 그러나 제도가 실질적으로 실천되기 위해서는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그래서 가정교육이 중요하다. 아버지는 딸에게, 어머니는 아들에게 동등한 존재로서 이성을 존중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남자만이 할 수 있는 일, 여자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전형을 자식들에게 물려주면 안 된다.


라이스 장관의 경험담 한 가지 더. 국무장관 시절 아랍 국가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귀국길에 공항에 영접을 나온 한 고위각료가 그녀를 따로 찾았다. 교리 때문에 여성인 라이스 장관과 악수조차 하지 않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 각료 뒤에는 온 몸을 검은 차도르로 칭칭 감고 눈만 내놓은 앳된 소녀가 있었다. 각료는 자신의 외손녀라며 소녀의 장래 꿈이 국무장관이라고 소개했다. 외손녀를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하는 할아버지의 눈빛에서 라이스 장관은 희망을 보았다고 했다.


2011년이 코앞에 다가왔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 나은 한 해가 될 것이다. 특히 진정한 양성평등의 문화가 뿌리 내리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






조미나 IGM(세계경영연구원) 상무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