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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접대비는 '펑펑' 기부금은 '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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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지난해 낸 기부금이 접대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어제 지난해 41만9420개 법인이 낸 기부금은 모두 3조4607억원이라고 밝혔다. 반면 접대비는 7조4790억원으로 기부금의 2.16배에 이른다. 전년의 2.09배보다 차이가 더 커졌다. 접대비는 0.8% 늘었으나 기부금은 오히려 1.9%가 줄었기 때문이다.


접대비는 수익창출을 위한 영업활동이라는 점에서 줄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전혀 이해 못할 바 아니다. 하지만 기부금이 접대비의 절반도 안 된다는 사실은 우리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에 그만큼 소홀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접대비는 '펑펑'쓰면서 기부금은 '찔끔' 내놓는 셈이다.

특히 공기업은 더 심하다. 국세청이 밝힌 24개 공기업의 지난해 접대비는 12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2%인 8억원 밖에 줄지 않았다. 하지만 기부금은 1646억원으로 전년보다 671억원, 29%나 줄였다. 수조원의 적자를 내면서도 임직원들의 성과급으로 수백억원을 지출하는 공기업이 공공을 위한 나눔 실천은 외면한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기업들의 기부금 감소 못지않게 안타까운 사실은 기업인들의 개인 기부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누구누구 재산이 수조원이니, 수천억원이니 하는 소리는 들리지만 그들이 자발적으로 사재를 털어 거액을 기부했다는 얘기는 거의 듣지 못했다. 비리 등을 저질러 사회적 물의를 빚고는 여론 무마용으로 재산을 출연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워런 버핏,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등 미국의 기업인들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키로 하는 등 기부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는 더 벌어지고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복지제도는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 것은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을 이루는 데 좋은 자양분이다. 무엇보다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중요하다. 나눌 수 있는 것은 책임이 아니라 특권이며 행운이라고 한다. 세밑, 기업과 기업인들이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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