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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소통·책임 먹통 '개점 휴업' 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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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 퇴진 이후 70일 가까이 난맥상...일부 임원, 제사보다는 젯밥에만 관심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재계 맏형'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략ㆍ소통ㆍ책임의 3부재(不在)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전략 부재에 따른 차기 회장 선임 실패, 소통 부재로 인한 조직원간 엇박자, 그리고 책임 부재에서 비롯된 무책임 경영으로 연일 여론의 뭇매를 맞는 중이다.


조석래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중도 하차한 이후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한국경영자총협회나 대한상공회의소에 주도권을 빼앗기는 등 무기력한 모습마저 노출시키고 있다. 전경련 존폐론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전략ㆍ소통ㆍ책임 경영 3부재
전경련은 연말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내년 사업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채 엉거주춤하고 있다. 재계의 2011년 주요 현안을 챙기고 거들어야 할 전경련이 오히려 '개점 휴업' 상태에 빠진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회장이 공석이어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경련의 이같은 난맥상은 지난 7월6일 조석래 회장이 건강상의 문제로 퇴진 의사를 밝힌 이후 70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전경련은 "하루 빨리 차기 회장을 선임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략 부재에 따른 차기 회장 선임에 실패하면서 선출 시기를 내년으로 슬그머니 미뤘다. 재계 관계자는 "차기 회장 선임 실패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만 바라보는 전경련의 해바라기식 행태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전경련이 공공연히 이 회장이 아니면 안된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누가 회장직에 나서겠냐"고 꼬집었다.


이건희 회장이 거듭 전경련 회장직에 대해 고사의 뜻을 밝히고 있는데도 전경련이 생떼에 가까운 매달리기로 일관하는 것은 이 회장의 경영 행보에도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잠재 후보군 확보를 스스로 차단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조 회장의 빈 자리는 내부 조직간 손발이 안 맞는 소통 부재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제주도 하계 포럼에서 정부와 정치권에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쓴소리를 뱉었다가 채 몇시간도 지나지 않아 "오해였다"고 한발 물러선 것도 매파와 비둘기파간 이견 조율에 실패한 데 따른 해프닝이었다.


더 큰 문제는 소통 부재가 재계의 경영 활동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예로, 전경련은 지난 여름 의원 입법에 따른 기업들의 피해 사례를 연구한 보고서를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유야무야됐다.


전경련측은 "보고서 완성도에 대해 내부 의견이 엇갈려 몇달 미뤄지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양치기 소년'이 된 꼴이었다. 한 전경련 관계자는 "공개하겠다고 했다가 취소한 보고서가 한 두개가 아니다"며 "회장이 없으니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행태가 문제"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책임 경영 역행 비난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사직을 유임한 것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최근 불거진 성금 유용 파문으로 회장, 사무총장 등 20명이 책임을 지고 이사회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을 비롯한 6명은 유임되면서 "책임 경영에 역행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일부 고위 임원들의 정치권 줄서기도 도마에 올랐다. 재계의 경영 활동을 지원하기보다는 개인의 영달을 위한 수단으로 삼는 등 제사보다 젯밥에만 관심이 많다는 지적이다. 전경련의 한 직원은 "내년 2월 회장이 바뀌면 대대적으로 물갈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일부 임원들이 젯밥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업계는 이같은 총체적 난맥상이 결국 새 회장 취임으로 해소될 것인 만큼 전경련의 3부재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정일 기자 jay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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