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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현대건설 매각 좌초, 모두 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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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매각작업이 난파선처럼 흔들리고 있다. 현대건설 채권단(주주협의회)은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하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이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 차입금 1조2000억원에 대한 2차 대출확인서를 지난 15일 제출했으나 '의혹 해소에 불충분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문제는 채권단이 현대그룹과 맺은 양해각서(MOU)를 해지해도 논란은 끝난 게 아니란 점이다.


현대그룹은 채권단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할 공산이 크다. 그렇다고 다음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차그룹이 지정될지도 불투명하다. 매각을 추진해온 채권단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양측은 그동안 상호 비방전을 벌이면서 상처를 입었다. 현대건설 역시 혼란스런 매각작업의 여파로 경영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승자 없이 모두 패자가 된 꼴이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몰고 온 데는 무엇보다 채권단의 책임이 크다. 현대건설 매각을 둘러싼 두 그룹의 첨예한 이해대립에도 불구하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심사를 대충대충하고 현대그룹으로 덜컥 선정한 데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심사 때 제대로 거르지 못하고 선정 후에야 인수자금의 적정성 여부를 따지고 들었다. 선후가 바뀐 것이다. 현대그룹의 반발을 초래한 것도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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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박탈에 반발할 게 분명하다. 그러나 MOU 체결 후 인수 자금에 대한 의혹을 씻어주지 못한 것은 현대그룹의 책임이다. 5일씩 모두 10여일간 시간을 주었는데도 소명이 시원치 않아 인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부풀렸다. 현대건설 인수 후 현대그룹의 재무 건전성을 걱정하는 우려가 지나치다고 채권단만 비난할 수도 없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한 후 부실화되면서 국민 부담으로 귀결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탈락한 이후 현대그룹과 채권단을 과도하게 공격한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진중하게 지켜봐야 했다. 채권단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느끼고 결자해지의 자세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정부와 채권단은 현대건설뿐 아니라 우리금융 등 잇따라 좌초되는 대형 기업 매각의 문제점을 잘 짚어보고 분명한 원칙과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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