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한 건설사들의 마케팅 전략이 눈에 띈다. 분양가 할인, 금융지원(중도금 무이자·이자후불제 등), 옵션제공은 이제 전통적인 방법에 속할 정도다. 건설사들은 손해를 감수한 듯 가격보장제, 선납할인, 전세전환 등 다양한 미분양 마케팅으로 수요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 불황에 돋보이는 '분양가 할인'
= 미분양 마케팅의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분양가 할인이다. 경기침체 속에 수요자들이 어느때 보다 가격에 민감해서다. 기존계약자도 단지 활성화를 위해 분양가 할인을 대체로 수용한다는 게 건설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대전 유성구 봉명동 '자이'아파트는 분양가를 최고 32% 내려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 매달 이자에서 해방 '금융지원'
= 금융지원은 이자부담을 덜어준다. 다만 이자후불제는 금리 인상이 되면 '족쇄'가 될 수 있고 중도금 무이자도 일부 분양가에 반영될 수 있다. 이율도 업체마다 다르다. 한 대형업체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이율 적용 시 건설사의 신용등급이 반영돼 대형업체가 가산금리가 더 낮다"고 조언했다. 경기 고양 탄현동 '두산위브더제니스'는 입주 전까지 매달 50만원(세전)씩 교육비를 지원해 눈길을 끈다.
◇ 빌트인 냉장고에서 온돌까지 '옵션 및 무료시공'
= 건설사가 무료로 시공해주는 옵션은 사실상 분양가할인 효과를 낸다. 분양가에 알게 모르게 포함됐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 서초 방배동 '리첸시아 방배'는 무료 발코니 확장과 추가비용 없이 빌트인 냉장고, 매립형 에어컨 등을 제공한다. 울산 중구 유곡동 '푸르지오'아파트는 안방 붙박이장을 무료로 시공해주고 바닥에 온돌을 깔아주는 이색 마케팅을 하고 있다.
◇ 떨어지는 집값에 날개다는 '가격보장제'
= 집값 하락 우려로 주택구입을 망설이는 수요자에게 '책임분양'을 하는 것이다. 분양가 아래로 시세가 떨어지면 건설사가 이를 보전해 준다. 단 층수, 평형 등에 따라 차등적용되는 경우가 있다. 경기 수원 망포동 '센트럴 하이츠'아파트는 분양가 대비 3000만~4000만원의 프리미엄 보장을 내걸었다. 울산 남구 신정동 '푸르지오'도 일부가구에 대해 입주 6개월 전 해지 가능한 분양리콜제를 도입했다.
◇ 빨리 내면 보상하는 '선납할인'
= 건설사가 정한 예정일보다 미리 내면 가격부담을 덜어주는 전략이다. 회사는 미분양 속에 유동성을 높일 수 있어 선호한다. 하지만 잔금 선납할인의 경우 주택분양보증의 적용을 받지 못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리스크를 지는 대신 가격할인을 얻을지 선택해야 한다. 대구 서구 평리동 '롯데캐슬'아파트는 잔금(95%)에 대해 대출을 받으면 반액이 3년간 무이자고, 일시불로 내면 이자를 깎아주는 혜택을 준다.
◇ 살아보고 결정하는 '전세전환'
=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자주 사용된다. 전세로 살다가 마음에 들면 매매로 전환할 수 있어 내 집 마련에 유예기간을 둘 수 있다. 전세만 살고 나올 때 처음상태와 똑같아야 한다는 조건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부산 서구 암남동 '풍림 아이원'아파트는 전용 49㎡는 2억원, 전용 59㎡는 2억3000만원으로 전세입주 할 수 있다.
미분양 아파트는 건설사가 주는 혜택과 함께 청약통장 없이 새 아파트를 저렴하게 사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주의가 필요하다. 김은선 부동산114 연구원은 "미분양된 이유를 알아야 하고 아무리 미분양이라도 새 아파트라 기존보다 비쌀 수 있다"며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가 적어 단기프리미엄이 아니라 주거환경과 자금여력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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