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영규 기자]롯데마트의 5000원짜리 '통큰 치킨'이 결국 5일 천하로 막을 내렸다.
롯데마트는 13일 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수렴해 지난 9일부터 판매해오던 5000원짜리 치킨 판매를 16일부터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이 사회적 화두로 제시된 상황에서 '통큰 치킨'으로 타격을 입은 치킨 전문점 업주들의 반대 시위와 이들의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방침 등 반발이 거세지자 1주일 만에 판매를 접은 것이다.
◆5일 천하로 끝난 '통큰치킨'=롯데마트는 지난 9일 한통에 5000원 하는 '통큰 치킨'을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지역상권을 고려해 오전에만, 그것도 300마리로 한정해 판매키로 했다.
하지만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파이낸셜뉴스 빌딩에서 열린 동반성장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취지와 다르게 전달돼서 많이 고민했다. 사회 각계각층의 여러 의견을 수렴해 16일부터 통큰치킨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1년 내내 판매하겠다는 고객과 약속을 우리가 갑자기 중단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큰 이해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통큰 치킨은 저가 판매로 인한 영세상인의 생존권 침해논란을 불러일으킨 지 1주일 만에 매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통큰 치킨은 가치 있고 품질 좋은 상품을 판매해 서민에게 혜택을 주고, 한편으론 물가안정에 기여하는 '대형마트의 본질'에 충실하고자 개발된 상품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고객을 유인하는 '미끼 상품'으로 폄하됐고, 주변 치킨 가게에 영향을 준다는 일부 여론으로 부득이 판매를 중단하게 됐다는 게 롯데마트의 설명이다.
롯데마트는 또 이미 준비한 닭 약 5만 마리는 연말까지 각 점포 인근에 거주하는 불우이웃에 기증하기로 했다.
◆신 부회장 "기업이익보다 상생 우선"=신 부회장은 통큰치킨 판매 후 여론이 악화되면서 고심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자신이 지난 10월말 동반성장 간담회 이후 추진해 온 협력사와의 상생이 이번 통큰 치킨 사태로 물거품이 될 것이란 점 때문에 부담을 크게 가졌다고 한다.
실제로 신 부회장은 지난 10월25일 대-중기 상생협력 간담회후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친 CEO로 꼽힌다. 신 부회장은 간담회 하룻만인 같은 달 26일 '동반성장 추진 사무국'을 꾸렸다. 또 하루 뒤인 27일에는 경기도 안성 머쉬하트 농장을 찾았다. 신 부회장의 협력사 현장소통 행보가 빨라지면서 계열사 CEO들도 앞다퉈 현장으로 달려나갔다.
이철우 롯데백화점 대표를 비롯해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 소진세 롯데슈퍼 및 코리아세븐 대표 등은 지난달과 이달들어 최소 1회이상 현장을 방문했다. 협력사와의 상생 협력 기금 등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중 가장 왕성하게 상생협력에 몰두해 온 롯데가 사회의 전반적인 여론을 거스르면서까지 통큰 치킨을 계속하는 것은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조기에 판매중단을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치킨 사태로 피자를 판매중인 신세계 이마트의 향후 행보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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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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