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새해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격돌이 한층 심화되면서 정기국회 회기내 통과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여야 일각에서는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 소집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예산안 처리가 거북이 걸음인 것인 것은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논란에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추가협상 타결에 따른 여야의 대치전선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與野, 6일 예결위 전체회의 취소...4대강 해법찾기 난항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갈등은 지난 2일 법정시한을 넘기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9일 안에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반드시 통과 시키겠다"고 공언했고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까지는 예산 처리가 어렵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나라당이 9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민주당이 실력 저지에 나서는 등 최악의 경우 여야의 물리적 충돌도 우려된다.
여야간 대치가 첨예한 가운데 6일로 예정됐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는 취소됐다. 당초 여야 합의에 따라 5일 예결위 계수조정소위를 거쳐 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처리하려던 한나라당의 계획이 무산된 것. 여야가 예결위 전체회의를 하루 연기한 것은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활동이 제속도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309조6000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 심의의 핵심은 역시 4대강 사업이다. 계수조정소위는 6일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환경부의 4대강 사업 예산에 대한 감액심사를 벌인다. 하지만 여야간 접점 찾기가 쉽지 않아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보와 준설 등 핵심사업의 삭감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민주당은 보와 준설사업 등 핵심 사업비의 대폭 삭감을 통한 민생복지 예산을 확보는 물론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비를 포함해 6조7000억원의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6일 국토해양위에서는 4대강 사업의 핵심 법안인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 상정 여부를 놓고 지난 2일에 이어 여야가 또다시 충돌했다.
◆한미 FTA 후폭풍...예산안 둘러싼 여야 대치 심화
여야는 4대강 갈등 이외에도 지난 3일 타결된 한미 FTA 추가협상을 놓고도 공방이 치열하다. 한나라당은 국회 비준을 위한 야당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하고 있지만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밀실, 졸속협상이라며 맹비난하고 있다. 한미 FTA 후푹풍에 정치권이 요동치면서 예산안 처리는 한 치 앞도 가늠하기 힘든 오리무중의 상황에 접어들었다.
한나라당은 자동차분야의 양보에도 돼지고기와 의약품 분야에서 성과가 있었다며 무난한 협상이라고 밝혔다. 안형환 대변인은 "FTA는 수출주도의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에겐 중차대한 생존전략"이라며 "한나라당은 이번 합의가 양국의 이익을 반영하여 상호 윈윈(Win-Win)"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반응은 "굴욕적인 매국협상"이라는 거친 비난과 함께 비준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연평도 사태의 안보정국을 틈타서 우리나라 일자리를 팔아먹은 한미 FTA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폐기할 것을 우리 국민과 함께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보수정당인 자유선진당마저 "자동차는 대폭 양보하고 국익도, 국민 신뢰도 지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결국 4대강 갈등에다 한미 FTA 비준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는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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