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제조업체들, 특히 IT기업들이 '대박'을 기대하며 손꼽아 기다리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그러나 미국인의 소비가 부진한 양상을 띄면서 그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오히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보다는 중국의 춘절 소비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낫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3일 보고서에서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염가 재고 정리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IT·전자업체들이 염가 판매를 통해 재고를 소진한다면 전체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더 이상의 극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 이유는 블랙프라이데이에 집중되는 소비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데 있다. 미국 '마켓 워처 팍스 어소시에이션(MWPA)'에 따르면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의 전자제품 수요는 전년대비 소폭 증가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또 초고속 인터넷에 가입한 가구들 가운데 38%가 전자제품을 소비할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작년 49%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다.
이처럼 블랙프라이데이 효과가 미적지근할 것으로 보이는데 반해 중국의 춘절은 대박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노 애널리스트는 "12월1일부터 시작되는 에너지 효율 제품에 대한 정부 보조금으로 LED TV와 노트북, 모니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전자제품 구매시 10%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화신이 내년 1월부터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라며 "이는 도시지역의 전자제품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최근 중국의 평균 임금 수준이 크게 증가하면서 가처분 소득이 늘어났고 이는 소비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중국의 소득 수준 향상으로 과거 대비 춘절의 세계 수요 흡수 효과가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2011년 1분기 중국의 세계 시장 기여도는 LCD TV 30.0%, PC 23.0%, 휴대폰 25.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한국 IT업체들의 실적은 4분기가 바닥이지만 주가는 3분기에 바닥을 쳤다"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삼성전기를 최우선주(Top Picks)로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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