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21일 국내 최대 게임박람회 '지스타 2010'이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6회를 맞은 올해 '지스타 2010'은 지난해에 이어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진행됐으며 전 세계 22개국 316개 업체가 1488부스로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행사가 마무리된 21일 집계 결과 이번 지스타는 관람객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를 주관한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이번 지스타는 총 28만명의 관람객이 찾아 지난해 기록인 24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20일 관람객이 몰려 안전을 위해 출입을 통제하는 일이 발생했을 정도로 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규모면에서는 국제 게임 행사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얘기다. 5년 만에 참가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등의 글로벌 게임기업도 올해 지스타에 대규모 부스를 마련해 국내 온라인게임 기업에 편중된 행사라는 이미지도 개선했다. 166건의 수출계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계약 금액은 총 1억9800만 달러에 달한다.
특히 온라인게임을 비롯해 콘솔게임, 태블릿PC 게임 등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에서 신작들이 출품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산업으로서 게임의 경쟁력을 확인한 것뿐만 아니라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도 입증한 셈이다.
◆가족과 함께 즐기는 게임 축제=올해 지스타에서는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주최 측은 수능 시험이 끝나 전시장을 찾은 수험생들과 주말을 이용한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관심을 집중시킨 대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다수 소개돼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늘어난 것은 이번 지스타의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네오위즈게임즈는 '퍼즐버블 온라인'을 시연할 수 있는 공간을 준비해 가족 관람객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피망관 중심에 자리 잡은 '퍼즐버블 온라인'은 형형색색의 방울과 친숙한 공룡캐릭터로 부스를 장식해 가족 관람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선보인 '키넥트'도 가족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키넥트(Kinect)'는 컨트롤러 없이 몸을 이용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쉽고 따라 하기 좋아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다양한 계층이 관심을 보였다고 MS 측은 설명했다. MS 송진호 이사는 "키넥트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고, 두뇌도 몸도 조화롭게 건강해질 수 있는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대작 MMORPG의 격돌=올해 지스타에서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대작 MMORPG를 선보인 엔씨소프트, 한게임, 위메이드, 엑스엘게임즈 등의 전시관이었다.
특히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리니지'와 '아이온'을 잇는 차기 MMORPG '블레이드앤소울'의 시연 버전을 처음 공개해 관람객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엔씨소프트의 부스에서 '블레이드앤소울'을 플레이하기 위한 대기 시간이 2~3시간에 이를 정도.
NHN(대표 김상헌)의 게임포털 한게임은 400억원이 넘는 개발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테라'를 선보여 올해 지스타의 화제로 떠올랐다. 위메이드도 5년여의 개발 기간이 걸린 대작 MMORPG 'NED(네드)'를 공개해 박수를 받았다.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를 플레이하기 위해 지스타를 찾은 관람객도 많았다.
이들 대작 MMORPG들은 오는 2011년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정면으로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측된다.
◆신규 플랫폼을 공략하라=대작 온라인게임들이 올해 지스타의 분위기를 이끌었지만 신규 플랫폼을 공략한 신작 게임들도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아이패드를 이용한 게임 시연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다.
넥슨은 신작 '2012서울'과 '삼국지를 품다', '카트라이더 러쉬' 등을 아이패드로 즐길 수 있는 시연대를 마련해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2012서울'은 웹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서 즐길 수 있는 멀티 플랫폼 게임으로 폐허가 된 2012년 서울에서 파괴된 서울의 상징물을 복원해 발전시켜 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삼국지를 품다'는 엔도어즈의 신작 MMORPG로 웹에서 바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위메이드 부스에서도 신작 '펫츠(Petz)'와 '마스터 오브 디펜스' 아이패드 시연 공간이 마련됐다.
19일에는 게임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소셜게임'에 대한 특별 세미나도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는 세계 1위 소셜 네트워크 게임(SNG) 기업인 '징가'를 포함해 시장점유율 2위 기업인 '플레이피쉬', 3위인 '플레이돔', '락유', '카팜', '부야', '6웨이브', '디지털초코렛' 등 총 8개 업체가 참가했다. 마리안 보렌스타인 플레이돔 부사장은 세미나에서 "한국은 소셜 게임의 성장에 유리한 환경을 가지고 있고 우수한 게임들을 개발하는 대형 업체들이 많다"며 "현지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 수출 계약 잇따라=국내 게임 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설치된, 기업과 기업이 상담을 나눌 수 있는 'B2B관'에는 22개국 193개 업체가 부스를 설치했다. 또한 19개국 100여개사 190여명이 바이어로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의 비즈니스 미팅과 상담이 진행됐다.
콘텐츠진흥원은 이번 지스타 기간 동안 'B2B관'에서 3550건의 상담이 진행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상담규모는 8억7000만 달러에 이른다. 또한 성사된 계약도 166건, 계약금액은 1억9800만 달러다.
대표적으로 한빛소프트(대표 김기영)는 MMORPG '에이카 온라인'을 러시아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엠게임(대표 권이형)은 '아르고'를 싱가포르에 수출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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