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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박주영·김정우, '와일드카드 잔혹사' 끝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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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객원 기자]박주영(AS모나코)과 김정우(광주상무)가 14년 간 이어져 온 한국축구의 '와일드카드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와일드카드라는 제도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때였다. 올림픽의 아마추어 정신 고취라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의 의도와 월드컵의 위상을 공고히 하려는 FIFA(국제축구연맹)의 취지가 맞아 떨어지며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올림픽축구의 출전 자격이 23세 이하로 제한되었는데, 이로 인해 올림픽 축구경기의 흥미와 흥행이 떨어지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때부터 한국축구의 와일드카드 잔혹사는 시작됐다.


비쇼베츠 감독이 이끌던 1996 애틀란타올림픽 대표팀은 황선홍, 이임생, 하석주를 와일드카드로 선발했다. 그러나 황선홍이 1차전 가나전에서 윤정환의 결승골로 이어진 페널티 킥을 유도한 것을 빼면 전반적인 와일드카드의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특히 비기기만해도 8강에 오를 수 있었던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은 1-2로 패했고, 이는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친 와일드카드 선수들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다. 일각에선 이들이 어린 선수들과 융화되지 못하며 전체적인 팀 조직력을 해쳤다는 평가마저 나왔다.


박지성, 이영표, 이동국, 이천수, 고종수, 송종국 등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대표팀의 허정무 감독은 와일드카드로 홍명보, 김도훈, 김상식을 선발했다. 이들의 합류로 대표팀은 공수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역대 최고의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대회 개막 직전 '수비의 핵' 홍명보가 갑작스러운 부상 악화로 낙마, 결국 강철로 대체되면서 대표팀은 치명타를 맞았다. 기존의 수비진과 한 번도 호흡을 맞춰보지 않았던 강철이 첫 경기 스페인전부터 투입됐지만 결과는 0-3의 대패. 결국 이것이 빌미가 되어 대표팀은 사상 최초로 조별예선에서 2승(1패)을 거두고도 골득실에 뒤져 조 3위로 8강 진출에 실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것은 월드컵 4강 신화의 여운이 남아있던 2002 부산아시안게임부터였다. 당시 이운재, 이영표, 김영철을 와일드카드로 뽑은 대표팀은 그러나 준결승에서 '중동의 강호' 이란에 덜미를 잡혔다. 이운재는 '승부차기의 달인'이란 별명이 무색하게 이란전 승부차기에서 단 하나의 골도 막지 못했고. 키커로 나섰던 이영표는 골대를 맞추는 실축으로 패배의 원흉이 됐다.


2004 아테네올림픽은 사상 최초의 8강 진출을 이룩한 기념비적인 대회였다. 그러나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것은 바로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와일드카드 때문. 박지성이 당시 소속팀 PSV에인트호벤의 반대로 차출되지 못한 가운데 당초 와일드카드에는 유상철, 송종국, 김남일이 뽑혔다. 다분히 수비를 보강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그러나 김남일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며 정경호로 대체됐고, 송종국은 아테네에는 갔지만 부상으로 줄곧 벤치만 지켰다.


결국 수비에 문제가 생긴 대표팀은 조별예선 마지막 말리전과 8강 파라과이전에서 두 경기 연속 3골을 내줬다. 특히 상대적으로 수월한 8강 상대로 평가된 파라과이에 2-3으로 패하며 메달권 진입의 꿈을 접었던 것은 돌이켜봐도 아쉬움이 남는 기억.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은 와일드카드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천수는 올림픽 선수촌에서 타팀 선배와 마찰을 일으키며 구설수에 올랐고. 김동진은 무릎 부상으로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었다. 결국 대표팀은 3?4위전에서도 패하며 메달권 진입에 실패한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박성화 감독은 와일드카드로 김정우, 김동진 두 명만을 선발했지만 역시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이번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도 와일드카드 잔혹사는 되풀이될 것만 같았다. 홍명보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은 박주영과 김정우, 두 명의 와일드카드만을 선발했지만 공격의 선봉이 될 박주영이 대회 개막을 앞두고 소속팀의 차출 거부로 한 때 대표팀 합류가 불투명했던 것.


그러나 다행히 소속팀과의 합의 끝에 박주영은 대표팀에 합류했고, 조별예선 2차전인 요르단전에 후반 교체 출장해 환상적인 힐킥으로 조영철(니가타)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김정우 역시 중원에서 기성용(셀틱)의 공백을 잘 메웠고,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의 수비 부담을 줄여주며 대표팀의 공격과 허리를 동시에 튼튼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비록 예선 두 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박주영-김정우 두 와일드카드가 제 몫을 해주는 가운데 대표팀 역시 24년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이란 목표에 한 발 더 다가간 느낌이다. 과연 이번에는 한국축구가 와일드카드와의 질긴 악연을 떨쳐낼 수 있을지, 아시안게임 축구를 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객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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