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차 국민경제대책회의 주재 "정부주도 대-중소기업 상생 효과없다"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을 정부가 주도해서는 효과가 없다며 기업간 자율적인 동반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제72차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저는 기업이라는 것은 정말 자율적이고 창의적이고 열정적이고 이렇게 해서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요소들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정부가 주도해서 협력시킨다' 이것은 해서도 안되지만 그렇게 해서는 효과가 없다고 본다"면서 "일시적으로 잠시 효력이 있을런지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해서는) 우리 기업의 문화를 바꾸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 본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시장경제를 역행한다'는 비판에 대해 "시장경제는 시장에서 자율적이고 경쟁적인 관계를 주고받을 때 시장경제다"면서 "일방적으로 가격을 내리고 '너 아니라도 할 데가 많다' 이렇게 일방적인 관계에서는 시장경제가 성립되기 어렵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시장경제가 주는 장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보완한다는 것이지 '시장경제를 무시하고 정부가 주도해서 갑과 을의 관계를 한다'는 그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세계 정상 중에서 저 조그마한 재래시장 가서 노점하는 할머니 만나서 '무엇을 도와주면 좋겠느냐'고 이렇게 묻고 대답하고 어려우면 미소금융에 가서 돈을 빌려 쓰도록 알선해주고 이렇게 하는 나라(의 정상은) 아무도 없다"고 전했다.
또 "그런데 대기업 CEO들이 있지만은 정말 자기 회사에 납품하는 조그마한 납품업자 대표를 마주해서 '애로가 뭐냐. 무엇을 도와주면 좋겠느냐' 이렇게 대화를 해왔을까. 나는 별로 안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나도 CEO 때 안했다. 뭐 안해도 된다. 그 사람 아니어도 관계를 맺을 사람도 많으니까. 또 그럴 시간도 별로 없다"면서 "그게 오늘날 우리 문화다. 그렇게 하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일을 하다 보면 그렇게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도 시장바닥에 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뭘 도와주면 좋겠는지 생각해서 미소금융 만들어서 하고 이렇게 되는데, 대기업 CEO들이 1년에 한번 2년에 한번, 하다못해 10년에 한번이라도 (중소기업이나 납품업체를) 만나서 '뭐가 어려우냐' 이렇게 하면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모여서 하지 않아도 되었으리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동반성장하는 이 과정에서 정부가 모든 것을 규정으로 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효과를 못가져온다"면서 "중소기업 자체도 글로벌 경쟁력을 가져서 대기업에 도움이 되는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고자 하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 전제하에서 동반성장이 될 수 있다"고 알렸다.
이날 회의에는 경제4단체장과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양승석 현대차 사장,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 등 대기업 CEO, 중소기업 대표, 국무위원, 청와대 수석급 이상 참모진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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