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대전시 이옥선 주무관, ‘음악 나오는 버스 정류장’ 아이디어 내 20곳 설치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대전시내 버스정류장에선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승용차 수리를 맡기고 버스로 이동하게 된 며칠 전 환승주차장에서 깜짝 놀랐다. 귀에 익은 비발디의 ‘사계’가 머리 뒤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다. 고개를 들어 보니 주차장 지붕 아래 작은 스피커에서 나는 음악이었다. 버스를 기다리던 몇 분간 마음이 편해짐을 느꼈다.
시민들 마음을 부드럽고 포근하게 만드는 ‘참신한 아이디어’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대전시가 매달 업무능력이 뛰어난 공무원을 찾아 상을 주는 ‘이달의 공무원’으로 선정된 이옥선(41·행정6급) 주무관에 대한 자료를 보고 답을 찾게 됐다.
대전시 자료에 따르면 이씨는 2007년 4월부터 대중교통과에서 시내 시내버스지원 업무와 시설개선 업무를 맡았다.
그는 대전의 이미지를 반영한 시내버스 유개승강장(지붕이 있는 버스정류장) 모델을 개발하고 늘려가 전체 승강장 중 유개승강장 비율을 47%에서 75%로 올렸다.
이런 시민친화적 이용환경을 만든 게 인정돼 상을 받았다는 것. 음악이 나오는 승강장이 바로 이씨의 작품이었다.
◆국비로 확보로 지어진 유개 버스 승강장
지붕이 있는 버스승강장은 대전시가 10억원을 들여 설치해왔다. 하지만 이씨는 이 문제를 교통복지차원에서 접근, 정부에 복권기금을 신청했고 1년간의 끈질긴 설득 끝에 국비 26억원을 확보했다. 유개승강장 설치에 큰 물꼬를 튼 것이다.
이씨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서 복권기금은 복지분야에 쓰는데 버스승강장에 왜 지원하느냐고 해 이를 설득하느라 꽤 힘들었다”고 말했다.
대전시의 경우 자가용 이용률이 높아 상대적으로 버스이용의 경우 학생, 어르신 등 사회적 약자들이 많은 만큼 기금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로 설득한 게 예산담당자들 마음을 움직였다.
국비지원이 결정됐을 때 마침 보령에서 운영 중인 ‘음악이 나오는 버스정류장’을 보고 이를 대전에도 적용키로 해 오늘의 음악이 나오는 버스승강장이 탄생했다.
음악이 나오는 버스정류장은 환승버스정류장 20곳에 설치됐다. 대전시 전체 유개승강장은 올까지 475곳이 들어선다.
이씨는 “좋은 음악이 나오는 정류장에 관해 칭찬해주는 시민들 격려에 보람을 느낀다”며 “시민들 발인 대중교통을 더 편하게 이용토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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