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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환율에 일본차 '울상' 유럽차 '반색'

일본차, 1400원대 엔고 현상에 부담...유럽차, 1500원대에 환차익 누려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원화 대비 엔화가 1400원대를 넘어서는 등 엔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내에 진출한 일본 수입차 업계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반면 유럽차는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환차익을 톡톡히 누리는 등 환율에 따라 수입차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5일 일본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화가 1400원대를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엔화로 결제해야 하는 일본 수입차 업계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올 들어 1200원대를 유지하던 엔화는 4월 1100원대(4월26일 1172.33)로 잠시 떨어졌으나 5월 들어 강세를 보이더니 24일 1412.17원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차 업계는 적정 환율을 1100원대로 보고 있다"면서 "차를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닛산 관계자도 "한 달에 한 번씩 차량을 들여오기 때문에 엔고에 따른 환차손을 수치화하긴 어렵다"면서도 "1100~1200원대를 오가던 4월과 비교하면 15% 이상 손실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지난 해 말 들어온 닛산 알티마 3500cc은 환율 1200원대를 기준으로 판매가(3690만원)가 책정된 만큼, 1400원대로 본사에 결제하면 지사의 수익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혼다코리아는 분기별로 평균 환율을 적용해 환차손의 리스크를 줄이고 있지만 요즘같은 엔고 강세에는 할 말을 잃었다. 특히, 지난 해 엔고에 따른 가격 인상을 추진했다가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던 터라 가격을 높이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비용 절감에 총력을 기울이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토요타코리아는 원화로 결제하기 때문에 타격이 덜한 편이지만 환차손을 본사가 떠안게 되므로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입차 관계자는 "일본차들은 엔고 현상으로 신차 라인업 확대와 판매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손해를 보는 차량의 경우 철수할 수도 없어 고민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유럽차는 유로화 가치 하락에 따른 환차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유로화는 25일 11시 기준 1512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몇달간 1400~1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2000원대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안정적인 수준이다.


BMW코리아측은 "2008년에는 500억원, 2009년에는 200억원 정도 적자를 봤지만 올해는 환차익에 따라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신차 가격 경쟁력도 증가했다. 뉴5 시리즈의 경우, 기존 차량보다 성능은 향상됐지만 가격은 100만원 이상 낮게 책정한 것도 환율 덕분이다.


벤츠는 원화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즉각 반응하지 않지만 최근의 흐름이 마케팅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자평했다. 벤츠 관계자는 "과거 환율이 2000원대일 때 차값을 높이지 않았던 것처럼 환율이 떨어졌다고 차값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 대신 가격폭을 넓혀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도 적정 환율을 1500원대로 잡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 만큼 가격 경쟁력에 따른 점유율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수입차 판매량은 벤츠(1위), BMW(2위), 폭스바겐(3위), 아우디(4위) 등 유럽차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반면, 일본차는 혼다(5위), 도요타(6위), 인피니티(7위), 닛산(9위)가 겨우 자존심을 지켰다. 업계는 엔고 현상이 꺾이지 않는다면 당분간 국내 시장에서 유럽차의 경쟁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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