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마힌드라가 'SUV의 명가'인 쌍용차의 옛 영광을 되살리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인도를 포함한 대부분 해외 시장에서 '쌍용(SSANGYONG)' 대신 다른 브랜드가 적용될 전망이다.
아난드 마힌드라 M&M(마힌드라&마힌드라) 부회장과 파완 고웬카 자동차/농업부문 사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 직후 가진 본지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검토를 해봐야겠지만"이라는 전제와 함께 "인도 시장에서는 아마 '쌍용'이라는 브랜드 대신 다른 이름을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고웬카 사장은 이와 관련해 "인도시장에서 마힌드라의 인지도는 상당히 높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쌍용차의 브랜드 파워가 상대적으로 뒤지는 만큼 '쌍용'브랜드를 달고 출시하기는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마힌드라 부회장은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렉스턴 등 프리미엄 SUV가 인도시장에서 통할 때가 왔다"면서 "늦어도 2012년 이맘 때 쯤이면 인도에서 쌍용차 SUV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외 진출시 다른 브랜드가 검토되는 이유는 쌍용차의 수출 지역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수출물량은 그동안 대부분 러시아와 유럽 지역에 편중됐다. 인도, 중국, 미국 등지로의 실적은 미미한 실정이다. 쌍용차의 해외 거점은 스페인의 연락사무소와 네덜란드의 부품센터가 전부다.
이에 따라 쌍용차의 인도 시장 진출은 다른 해외시장으로의 확대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쌍용차는 창사 이래 지금까지 인도에 차를 수출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다. 그야말로 차가 팔리는 순간이 새로운 역사인 셈이다.
쌍용차 브랜드 재건을 돕겠다는 마힌드라가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해 '쌍용'이라는 브랜드를 포기한 것은 기술의 우수성을 먼저 알리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쌍용차를 접하지 못한 인도인들에게 브랜드 접근 보다는 성능을 직접 체험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쌍용차는 인도에서 CKD(조립생산) 형태로 생산될 예정이다.
쌍용차의 신차 코란도C에도 쌍용 대신 마힌드라 브랜드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코란도C는 미국 시장을 겨냥했는데, 이 지역 역시 쌍용차의 수출과는 거리가 먼 곳이다. 쌍용차를 발판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마힌드라 입장에서는 쌍용차에 마힌드라 브랜드를 붙이는 게 훨씬 나은 선택인 셈이다.
마힌드라 부회장은 "쌍용차의 다른 SUV와 마찬가지로 코란도C 역시 우수한 차종임이 틀림 없다"고 호평하면서 "반드시 미국 시장 진출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코란도C의 브랜드 교체 및 투자금액 등에 대해서는 "아직 딜이 끝나지 않아 답변할 수 없다"면서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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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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