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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가계, 외화대출 받았다 '낭패'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사는 데즈소 콕스(Dezso Kocs)씨 가족은 지난 2007년에 레스토랑 장사가 잘 되자 가게를 확장하고 인테리어를 새로 하기 위해서 15만달러 규모의 외화대출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당시의 대출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자국 통화인 포린트화로 대출을 하는 것 보다 스위스프랑으로 외화대출을 하는 것이 이자가 더 저렴해 머리를 굴렸지만 최근 금융위기로 포린트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외화대출로 인한 원금과 이자가 급속도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결국 집까지 압류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8일 유럽 중부와 동부를 중심으로 외화대출로 인해 빚더미에 허덕이는 가계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의 각 가정이 소득의 대부분을 빚을 갚는데 사용하다 보니 내수는 회복에 힘이 빠지고 은행은 채무불이행으로 어려움을 겪어 경제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유럽 국가의 외화대출 실태는?=콕스씨가 2007년 외화대출을 하면서 매월 은행에 납입해야 하는 돈은 11만포린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월 불입금은 2008년 19만포린트, 2009년 23만포린트로 늘었다.


지난 2008년 여름 이후 헝가리 포린트화 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20%, 스위스프랑에 대해 30%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 4월 기준 헝가리 가계 대출의 8.5%가 3개월 이상 연체에 빠졌다. 헝가리 정부는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신규 외화대출을 금지한 상황이다.

헝가리 중앙은행에 따르면 일반 가계의 외화대출 규모는 320억달러에 달한다. 전체 가계의 70%가 외화대출을 받다. 대부분이 콕스씨가 했던 것처럼 스위스프랑이나 유로화 대출이다.


루마니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유럽연합(EU) 국가중 빈곤층이 많은 루마니아는 가계의 60% 이상이 외화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폴란드도 외화대출을 받고 있는 가계의 비중이 전체의 36%에 달한다. 발틱해 연안 국가들은 가계의 70~90%가 외화대출을 받고 있다.


◆외화대출 무엇이 문제?=자국 통화가 평가절하되면 외화대출을 받은 대출자는 그만큼 원금 상환 부담이 불어난다.


이 때문에 대출자는 벌어들이는 소득을 소비에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대출 원리금 상환에 할애한다. 이 같은 상황이 확산될 경우 전반적인 내수 경기가 얼어붙고, 경제 성장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헝가리는 경제 성장 속도가 6.8% 후퇴했고, IMF는 올해 0.6%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업률이 10%를 웃돌 정도로 고용 한파도 거세다. 헝가리 중앙은행은 "실업률이 계속 고공행진을 하게 되면 대출 관련 문제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우려했다.


최근 유럽 은행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에서 헝가리 대형은행인 OTB뱅크과 FHB은행이 합격점을 받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 처럼 국가 신용등급은 강등 위기에 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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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는 헝가리의 외화부채 규모를 우려하며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했다. S&P는 현재 헝가리의 국가신용등급인 'BBB-'를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했고 무디스 역시 헝가리가 IMF와의 협상에 실패하면 현재의 신용등급 'Baa1'을 강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선미 기자 psm82@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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