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SK텔레콤이 무제한 데이터요금제와 함께 모바일 VoIP(인터넷전화) 허용 방침을 밝힌 가운데, 그 활성화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이동통신사들은 음성통화 수익 잠식을 우려해 자사 3G망에서의 모바일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하지만 1위 사업자가 돌발 선언을 통해 허용쪽으로 선회함에 따라 업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최근 무제한 데이터요금제와 함께 모바일 VoIP를 발표한 것은 그만큼 파격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모바일VoIP는 스카이프와 같은 인터넷전화 가입자간 통화시에만 무료지만, 이 경우라도 와이파이(WiFi)가 아닌 3G 네트워크를 거칠 경우, 데이터 통화료 부담이 의외로 커서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정액요금제에 가입하더라도 자칫 허용된 데이터 통화량을 초과할 수 있다는 걱정때문에 3G에서의 모바일 인터넷전화을 꺼려온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의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는 이같은 우려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진전이라는 호평을 듣고 있다.
물론 SK텔레콤의 발표가 상징성은 매우 크지만 현실적 제약이 적지 않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실제 월 5만5000원인 정액 요금제 이상 고객에만 무제한 데이터요금제가 적용되는데, 인터넷전화 사용자들의 대부분은 통신비 자체를 줄이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취지와 상충된다는 얘기도 들린다. 또한 표준요금제를 포함한 기타 저가요금제 사용자들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수익 감소를 우려한 조치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인터넷전화를 쓰는 것은 통화료를 아끼려는 목적이 가장 큰데, 이미 음성 통화량이 상당한 고가 정액제에만 이를 허용하고 통화 품질에 대해서도 보장할 수 없다는 식으로 거리를 둔것은 손해는 안보면서 명분만 가져가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들은 무제한 데이터와 모바일인터넷전화 허용 조치가 가져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일단 스마트폰 가입자가 올해에만 500만명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인데다 SK텔레콤이 주력하는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아직 모바일인터넷 전화 앱이 급증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구글의 보이스 서비스가 진입할 경우에는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하다. 국내 인터넷전화 업체들의 애플리케이션도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KT와 LG U+(옛 통합LG텔레콤) 등 경쟁사들도 일단 단기적 파장을 지켜본 뒤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소식통은 "모바일 인터넷전화는 이통사의 수익모델과 상충한다는 점에서 꺼려지는게 사실이지만 최근 아이폰 쇼크와 서비스 개방화 움직임때문에 경쟁사가 허용에 나선다면 안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석호익 KT 부회장은 지난 16일 방송통신위원회 출입기자단 오찬에서 "지난 2월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구글의 서비스 비전에 대해 스페인지역 통신사 대표가 '그럼 망은 도대체 누가 깔 것이냐'고 맞대응하기도 했다"고 소개하면서 모바일 인터넷전화 업체들의 무임승차에 따른 통신사들의 수익 감소와 투자 의욕 저하 문제를 제기내 눈길을 끌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조성훈 기자 search@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