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개선과 물가상승 압력 고조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2.25%로 0.25%포인트 올린 것.
다만 한은은 총액한도대출 금리는 현행 1.25%를 유지했다. 금융기관의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유인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8월이나 9월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예견된 일이었다. 시기가 언제가 될지가 변수였을 뿐.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을 이미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혼란은 없을 전망이다. 한은이나 정부 당국도 이미 출구전략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물가상승 압력 고조= 한은의 이번 금리 인상은 무엇보다 물가안정을 가장 중요시하는 한은의 근간을 반영한다.
현재 물가가 2% 중반대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서민생활에 직접 연관된 생활물가는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올랐고, 이 중 식품지수는 3.3%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반기에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점도 금리 인상에 힘을 실어줬다.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압력 증대와 공공요금 인상,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국제유가의 상승 등이 물가 상승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경제지표 개선= 정부가 추산한 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2%다. 수출이 늘고 내수 경기가 회복되면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
각종 경제지표에 성장률까지 예상보다 좋게 나타나면서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기존 4.5%에서 5.75%로 상향 조정하면서 단계적인 출구전략을 제언하고 나섰다.
자산시장의 버블을 잘 조정하면 인플레이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권고한 것이다.
미국 재무부도 8일 한국 경제의 올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8.8%에 달했다며 "탄탄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가 국가 정책과 직결된 정책금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시점에 왔던 셈이다.
인플레이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한은이 금리 인상 시기를 놓쳤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점도 이번 금리 인상을 부추긴 요인으로 관측된다.
◇서민들 대출이자 부담 가중되나=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서민들의 가계대출 이자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전달보다 무려 2조5000억원이나 늘어 27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했다.
그렇잖아도 빡빡한 살림에 대출이자까지 늘면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은행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제2금융권으로 손을 벌리는 고객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제2금융권의 금리가 은행보다 훨씬 높은 점을 감안하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셈이다.
체감 경기가 살아나라면 좀더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점도 금리 인상의 부정적 요인이다.
결국 금리 인상으로 영세서민들의 살림살이만 더 빡빡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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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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