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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아시안게임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축 논란의 배경은? 아시안게임 위상 추락, 부산아시안게임 개최 실패의 교훈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가 취임 전부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축 재검토 문제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


송 당선자가 사실상 신축을 백지화하고 문학경기장을 재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자 인천 지역이 남북으로 나뉘어 찬반여론으로 들끓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대형스포츠이벤트를 앞둔 지역에서 주경기장 신축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으로 나뉘어 논쟁을 벌이는 장면은 그리 익숙치 않은 일이다.


88올림픽의 전초전으로 개최됐던 86 서울아시안게임, 2000년 부산아시안게임 등에선 주경기장 신축은 그야말로 '당연지사'였다.

그동안 대형 국제체육행사를 개최하는 지역에선 '지역 발전'이라는 명분하에 주경기장 신축이 당연한 일이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지자체장들에게 "국고를 따와라"는 주문이 쏟아졌을 뿐 반대의 목소리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주경기장 신축은 국제체육행사 이후에도 활용할 수 있는 주요 체육 인프라 조성이며, 해당 지역에선 주요 랜드마크가 하나 들어선다는 점에서 지역 주민들은 환영 일색이었다. 또 건설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까지 내세울 경우 반대론자들은 목소리를 낮출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축 논란에선 정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찬성 목소리보다는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 송 당선자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주경기장 신축을 재검토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당선됐다.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에 대해 우선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월드컵의 '교훈'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시는 아시안게임 개최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주경기장 등 각종 체육시설을 지었지만, 이후 운영ㆍ관리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고 있어 '혈세 낭비' 논란을 빚고 있다.


당시에도 부산 지역에선 '건설경기 활성화 및 지역 발전'을 이유로 다소 무리한 투자를 통해 대규모 체육 시설들을 건립했다. 하지만 현재는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해 있는 상황인 것이다.


부산은 2002아시안게임 직후 시설유지에만 매년 30억~40억이 들어가 고민하고 있다. 고민 끝에 경륜사업을 하기로 하고 사이클경기장 개조에 194억원을 들여 경륜장을 만들었지만 2004년 140억, 2005년 115억, 2006년 약 60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월드컵때에도 각 도시마다 축구전용경기장이 지어졌지만 현재 문학경기장이 7년간 151억원의 적자를 보는 등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한 상태다.


이와 함께 아시안게임 자체의 위상이 이전에 비해 현저히 추락했다는 점도 주경기장 신축 논란의 배경이 됐다는 지적이다.


예전과 달리 흥행성도 떨어지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나 대회 개최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도 기대하기 어려워진 만큼 주최 도시로서는 꼼꼼히 손익을 따질 수 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과거 대형 스포츠 이벤트나 국제적 수준의 스포츠 경기에 익숙하지 않았던 시절엔 아시안게임 정도만 해도 수많은 관중들을 끌어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메이저리그 야구,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 NBA리그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 주는 각종 스포츠 이벤트가 안방을 점령하고 있다.


이에 비해 경기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아시안게임의 경우 더 이상 대중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게 스포츠 시장의 현실이다.


실제 지난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의 경우 국내에서 야구, 축구 등 일부 인기 종목 외에는 생중계도 잘 되지 않는 등 외면을 받았었다.


특히 일부 아시아의 저개발 국가의 경우 경기 참가 보다는 다른 목적으로 선수들을 참가시켜 전체 경기력 저하 등을 초래시키는 일까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손익 계산'이 냉철한 국제 스포츠 중계권 판매 시장에서 이미 아시안게임의 경우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14년 개최될 인천아시안게임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인천시로서는 비용 절감ㆍ효과 극대화 등을 위한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인천시 안팎에서도 그동안 꾸준히 수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새 경기장을 신축하느니 기존의 경기장을 알뜰하게 수리해 사용하는 것이 진정한 '성공 개최'의 지름길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당장 들어가는 비용은 물론 향후 지출될 관리 유지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송 당선자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안게임이 예전같지 않다. 월드컵도 프리미어리그보다 수준이 낫다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이 아시안게임을 우습게 본다"며 "흥행을 위해 남북 공동 개최 등 특단의 대책과 지혜를 짜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주경기장ㆍ선수촌ㆍ미디어촌 신축 문제에 대해선 "국고 지원을 더 받도록 해야 한다. 가장 저렴하고 활용도를 높여 적자가 안 나도록 추진할 할 것"이라며 "선수촌ㆍ미디어촌의 아파트도 주택 수요나 주변 개발 지역의 아파트 공급 시기를 따져봐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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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기자 bskim@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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