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KT가 내년 6월 2G(세대) CDMA 방식 이동통신 주파수 반납을 앞두고, 가입자 처리방향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3G에 올인하는 KT로서는 망운용 효율화를 위해 2G서비스의 조기종료가 불가피한데, 016과 018 등 01X번호 가입자들의 3G전환 즉 010번호통합 정책은 가입자들의 반대와 사업자들의 이견으로 여전히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KT는 최근 통합 LG텔레콤과 1.8GHz 대역 2세대 이동통신 기지국을 서로 로밍(Loaming) 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G로밍 요청은 한마디로 KT 2G망은 없애고 남은 자사 2G 가입자들에게는 LG텔레콤망을 빌려서 서비스하겠다는 뜻이다. KT와 LG텔레콤은 2G의 경우 같은 1.8GHz 대역을 사용해 로밍이 가능하고 실제 과거에도 KT가 투자여력이 뒤지는 LG텔레콤에 산간 도서지역에 대해 기지국 로밍을 해준 바 있다.
다만 KT 홍보팀은 "실무진이 구두로 LG텔레콤에 의견을 전달했을 뿐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2G 서비스 종료를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지만 아직 어느 것도 확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2G로밍 요청은 가입자들이 민감해하는 010번호통합 논란은 물론, 이동통신업의 근간이 되는 주파수 정책과 경쟁구도, 단말기 도입 등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KT가 LG텔레콤에대해 2G 기지국 로밍을 요청하는 것은 1.8Ghz 주파수 이용기한이 2011년 6월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후 2G서비스를 지속하려면 정부(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주파수를 할당 받아야하는데 여기에는 2000억원 이상의 이용대가를 지불해야한다. 또 연간 700~800억원이 투입되는 기지국 운영비까지 감안해야한다. 그러나 2G가입자는 현재 KT가입자의 14%정도인 220만명인데다 종료시점인 내년 6월에는 전체 가입자의 4%선인 50만명 정도가 남을 것으로 예상돼 투자 효율성 문제가 대두된다.
현재 정부의 010번호 통합정책이 유보되는 상황에서 KT로서는 잔존 2G가입자를 강제로 3G로 통합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2G 서비스를 중단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반면 LG텔레콤은 3G사업권을 반납해 현재 2G CDMA 서비스를 유지하는 만큼 망을 빌리는 로밍이 유력한 해법이 된다. 다만 KT는 로밍요청이 자사 2G 가입자를 포기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LG텔레콤은 느긋하다. 아직 '떠보기' 정도이지만 나쁘지 않은 제안이라는 반응이다. 사실상 KT 2G가입자를 자사가 유리한 조건에서 수용할 수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 제안은 없지만 KT는 비용을 절감하고 우리는 사용대가를 받게 되니 윈윈이 되는 셈"이라고 밝혔다.
통신업계에서는 KT의 200만 2G가입자가 사실상 '애물단지'인 만큼 가입자 3G 전환촉진을 위한 유인책과 2G로밍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구체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KT가 방통위에 가입자의 3G 전환시에도 01X번호를 상대방 휴대폰에 표시해주는 '010번호 표시변경서비스'를 강력히 요청하고, 010번호조기통합을 강력히 요구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물론 충성도 높은 011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의 경우 여기에 반대입장이다.
앞서 KT는 지난달 신규2G가입자나 기기변경 가입자에 '서비스 중단 60일전 고지 뒤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는 확인서를 고객에 요구하고, 거절할 경우 접수를 받지 않도록 해 대리점에 지시해 논란이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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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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