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경민 기자]재벌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는가. 남유럽 재정위기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그룹 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삼성, 두산, 신성, 한솔 등의 그룹주들이 호재와 악재에 맞물려 동반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것. 이는 증시의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어 복잡한 출자 구조에 있는 한국의 재벌 리스크에 대한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다.
두산그룹주는 지난 11일 밥캣 증자설에 급락했다. 기업설명회(IR)에서 자회사 밥캣의 증자 얘기가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발단이었다. 이 소식에 두산은 전날보다 8200원(7.59%) 떨어진 9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0만원 이탈은 지난 2월 이후 섯달만의 일이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중공업도 각각 5.21%, 5.39% 크게 떨어졌다.
두산그룹주는 지난 3일에도 두산건설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며 동반 급락세로 장을 마치기도 했다. 이날 두산은 장중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하기도 했으나 장 후반 낙폭을 다소 만회하며 전거래일대비 1만5500원(12.65%) 하락한 10만7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두건설(-8.76%)과 두산중공업(-8.65%), 두산인프라코어(-8.52%) 등도 동반 하락세로 거래를 끝냈다.
52주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승승장구하던 신성그룹주도 급락했다.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크게 오른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
신성ENG는 지난 11일 전거래일대비 610원(10.83%) 떨어진 50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신성FA도 13%나 밀려났다. 신성FA는 실적이 발표되면서 낙폭을 확대,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신성FA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BOE, 하이닉스반도체 등이 주요 납품처로 반도체 호황에 따라 대기업들의 주문량이 늘어나 반도체부품주로서의 두각을 보이면서 지난 10일 786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신성FA는 지난 10일 52주 최고가를 다시 썼고 신성ENG도 동조화를 보이면서 지난 7일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솔그룹 계열사들은 실적 턴어라운드에 덕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예상을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내놓은 한솔제지 주가는 지난 한 달간 10% 이상 올랐다. 종이 가공 및 포장지 제조업체인 자회사 한솔PNS는 지난달 말 패키지 사업 확장 소식에 처음으로 2000원 선을 돌파했다.
한솔LCD와 물류업체인 한솔CSN도 업황 호조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 행진을 과시하고 있다.
삼성그룹주도 삼성전자의 호실적 영향에 동반 상승세를 과시했다. 지난달 30일 삼성전자가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관련 그룹주 중 70% 정도가 동반 상승한 것. 삼성화재(3.0%), 삼성전기(3.28%), 삼성중공업(0.59%), 삼성카드(0.36%) 등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올랐다.
또 12일 삼성생명이 상장한 이후 시초가 대비 하락세를 보이자 삼성전자(0.13%), 삼성카드(2.29%), 삼성화재(0.77%) 삼성중공업(0.21%), 호텔신라(0.88%) 등 삼성그룹주들이 동반 약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그룹 주가의 동조화는 증시 변동성을 높일 뿐 아니라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도 훼손시킬 수 있어 복잡한 출자 구조의 기업 지배구조 등이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증시 전문가는 "이같은 그룹 동조화는 과거에 한국 주식시장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기도 했다"며 "재벌그룹 계열사간의 복잡한 출자관계를 해소하고 개인 투자자로서는 그룹이 아닌 종목별로 대응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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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민 기자 k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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