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비리보다 더 큰 문제는 그 과정에 발생하는 비리가 관습화되고 관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당산동 서울남부교육청에서 열린 제2차 교육개혁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말하고 "당사자들이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에서 스폰서라고 해 부탁받고 들어주는 관계, 친하게 지내 술 대접 받고 음식 대접 받는 관계에 대해 그 검사들이 '내가 이권에 개입한 것도 아니라 괜찮겠지'라고 생각한다"며 "10년, 20년 전부터 관례화, 관습화 되니 이런 비리가 범죄라는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는 그런 의미에서 인식을 바꿀 필요 있다. 교육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통상적이고 관례적으로 그렇게 한다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사실 검찰에도 (비리가 있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고, 교육계도 젊은 선생님이나 교장 선생님 가운데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며 "나는 정말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선생님이 더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번 신문을 보니 덕소고등학교에서 청각장애 아이를 발견해 보청기 사주고 대금 부는 것을 가르쳐서 대학까지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봤다"면서 "한 명의 아이를 위해 헌신하고 관심 가지니까 그 아이의 인생이 바뀌었다. 그런 선생님도 있다"고 알렸다.
이 대통령은 또 "나도 중학교 졸업하고 고등학교 못 가게 돼 길거리 나가게 됐는데, 중학교 선생님이 길에서 나를 만나 충격을 받으셨다. 그래서 나를 우리 집에 데리고 우리 부모한테 고등학교 보내야 한다고 하셨고, 형편이 안 돼 야간 고등학교에 갔다"고 자신의 일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금 생각하면 야간이라도 갔기에 고등학교 졸업장이 있다. 그때는 그런 졸업장도 쓸모가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나중에 대학 가게 될 때 비록 시골 야간 고등학교지만 그 졸업장 그렇게 귀한 줄 몰랐다. 그 선생님 때문에 대통령이 된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과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나는 우리 시대에도 교육 비리가 있고 뭐가 어떻고 해도 그렇지 않은 선생님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아이들에게 정치적으로나 이념적으로 이렇게 하는 게 아니고 아이를 위해 헌신하는 선생님이 시골에도 있고 서울에도 있고 방방곡곡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와함께 "예전에는 교육 문화가 군대 문화와 비슷해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시키는 대로 하면 됐겠지만 이제는 창의력이 중요한 시대다. 모든 게 바뀌었다"면서 "여기에 맞는 교육을 하려니 만만치가 않다. 아이들은 변하는데 교육은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서울시장 때 보니 아이들은 체격이 커졌는데 학교에 가면 책상과 의자가 체격에 맞지 않더라"면서 "체격이 커지면 책상과 의자를 바꿔야 하듯 시대가 바뀌고 아이들이 바뀌면 (교육도) 바뀌어야 하는데, 교육방식은 그대로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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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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