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이번 상하이엑스포 한국기업연합관은 참가부터 기업 선정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기업연합관 참가를 결정하고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긴 때가 지난해 하반기였다. 다른 나라보다 1년이나 늦은 것이다. 부지 규모가 3000㎡로, 국가관인 한국관의 절반에 불과한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기업연합관을 기공한지 200일만에 준공했다"면서 "중국에서 기적으로 표현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2008년 8월 기업관 신청을 마감한 상하이엑스포 조직위원회는 눈을 의심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많았지만 정작 엑스포에 참가를 원하는 기업은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상하이 엑스포는 중국이 야심차게 준비한 국책사업으로 베이징 올림픽에 이은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그만큼 의미 부여가 클 수밖에 없었다. 엑스포 조직위원회는 중국 투자가 많은 이웃나라 한국이 당연히 참여할 것으로 생각했었다.
충격을 받은 엑스포 조직위는 그해 하반기부터 우리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득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허사였다. 때마침 불거진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세계 금융위기가 번지면서 기업들의 위기의식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우리 기업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한번 참여하는데 300억원을 납부하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엑스포 참가를 결정한 삼성전자의 경우 당시 엑스포에 이어 열리는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스폰서로 참여하기로 한 만큼 엑스포에 별다른 관심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엑스포 조직위는 한국 기업에 강한 불만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당시 국내 한 방송사가 베이징 올림픽 직전 개막식 리허설을 노출한 점, 그리고 지난해 열린 인천 세계도시축전의 당초 명칭에 '엑스포'가 포함된 점이 더욱 중국을 자극했다.
'오영호 부회장은 "한마디로 당시 중국 측이 열불이 났다"고 표현했다.
오 부회장은 이어 "2008년 11월 중국에 갔더니 한국 기업에 대한 속내를 드러낼 정도로 서운해 했다"고 말했다.
무역협회는 지난해 2월 오 부회장과 사공일 회장이 취임한 이후부터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엑스포 참가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2012년 여수엑스포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상하이엑스포 참가를 부추겼다.
오 부회장은 이를 위해 취임 직후인 지난해 초 이윤호 당시 지경부 장관에게 건의하기도 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300억원의 참가비용이 부담스러웠던 기업들에게 무역협회는 연합관이라는 형태로 참가할 것을 권유했다. 나눠내는 만큼 갹출 비용도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오 부회장은 "이 같은 제안에 70~80% 기업이 연합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면서 본격적인 사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난관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엑스포 조직위원회가 기업관 부지 배정을 완료했다면서 추가 배정 의사가 없음을 밝혔기 때문이다. 조직위를 대상으로 또 다시 설득작업을 시작했다. 한국 기업 참여가 중국에도 의미가 있다는 점을 부여한 것이다.
결국 다른 목적으로 배정됐던 부지를 한국기업연합관 용도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부지 규모는 한국관보다 작을 수밖에 없었고 공사기간 역시 그만큼 짧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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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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