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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초계함침몰]140자에 담긴 눈물, 대답 없는 미니홈피

"돌아와, 언제까지라도 기다릴께"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천안함 침몰 이후 온라인 세상은 그야말로 눈물바다다. 트위터 세상에는 140자라는 짧은 문구에 애달픈 소식과 안타까움이 절절이 묻어난다. 주인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 미니홈피에는 친지뿐 아니라 수많은 네티즌들의 울음소리와 실낱같은 희망이 메아리치고 있다.


한번 출항하면 외부와 소식이 단절되는 해군생활 탓에 천안함 장병들은 미니홈피를 통해 친구들과 소식을 주고받는 것이 일상화 돼있다. 미니홈피에는 천안함 장병들의 해맑은 모습들이 담겨 있다. 지친 군생활 속에서도 전역할 날만을 꼽던 장병들의 치기어린 모습에 네티즌들은 다시 눈물지으며 글을 남긴다. "꼭 살아돌아오세요. 제 댓글에 댓글을 꼭 남겨주실 걸로 믿습니다."

지난 26일 천안함이 침몰하자마자 트위터는 무섭도록 빨리 소식을 전했다. 뉴스가 나오기 전부터 트위터 사용자들은 초계함의 이름부터 사건 현황과 관련 뉴스들을 실시간으로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전달하는 기민한 행동을 보였다.


단지 140자에 불과하지만 트위터의 위력은 참으로 대단했다. 정부가 자체 인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잠수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발표한 28일 저녁 트위터에는 주변에 잠수전문가 있다면 꼭 해군본부에 연락해달라고 당부하는 트윗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정부의 초기 대응책이 미흡하다며 정계 트위터 인사들에게 건의하는 모습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김철균 청와대 뉴미디어홍보비서관의 트위터에는 한때 안타까운 심정이 청와대에 대한 원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휴대폰으로 통화가 됐다는 소식이 있는데 왜 정부가 빨리 나서지 않느냐는 애절한 외침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 통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며, 네티즌들은 아쉽게 돌아서야만 했다.


청와대는 김 비서관의 개인 트위터와 공식 미투데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대통령과 청와대 브리핑을 전달하며 트위터 사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실낱같은 희망도 이어졌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천안함 침몰후 69시간 동안은 실종자가 생존 가능하다는 보도에 이를 매시간마다 트위터에 전하며 생존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기도 했다. 29일 오후 7시까지 매시간 아직도 소식이 없냐는 그의 트위터는 네티즌들을 눈물짓게 했다.


주인을 잃은 미니홈피는 애도의 물결로 가득했다. 지인들이 미니홈피에 올린 글들은 대답없는 메아리가 돼 울림을 거듭하고 있다. 생전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하루하루 전역할 날만을 기다리던 장병의 모습들이 네티즌들의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생존 가능 시간인 69 시간을 지나서도 네티즌들의 발길은 멈추지 않고 있다. "어딘가에 살아 계실 것으로 믿습니다. 지금이라도 전화받으시고 다시 미니홈피에 근황을 남겨주실 것으로 믿고 있을께요." 친구들과 지인들의 애끓는 마음은 보는 사람마저 천안함이 침몰한 곳으로 달려가게 만들고 있다. 침몰 소식이 전해지기 며칠전에 통화를 했던 사연부터 전역을 보름께 남겨두고 실종된 장병에게 함께 가기로 한 여행이 꼭 실현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간절한 부탁까지 미니홈피에 남겨진 사연들은 언제까지나 주인이 돌아올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포털 역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천안함 침몰 소식과 동정을 다루고 있다. 네이버와 네이트는 뉴스 특집면을 통해 다양한 네티즌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있고, 다음은 초기화면에 천안함 관련 이슈를 바로 링크시켰다.


특히 다음 아고라(agora.daum.net)에는 실제 초계함에서 근무했던 전역자들의 생생한 분석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초계함의 구조와 통신 시설상에서 이해할 수 없는 점들이 있다며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정부와 군을 탓할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며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실종자를 구출하는 데 앞장서야 된다는 글들은 많은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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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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