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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인명사고 LG전자, 책임 회피 '급급'

[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LG전자가 인명 사고를 불러왔던 드럼세탁기에 대한 '리콜'을 결정하면서 만만찮은 후폭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의 냉장고 사고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재계의 입방아에 올랐다.


사정은 이렇다. LG전자는 지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생산된 드럼세탁기 모델 중 잠금방식이 걸림쇠 형태로 된 제품의 무상수리를 지난 달 하순 발표했다. 세탁조 내부에서 문이 열리지 않아 질식사하는 사고가 잇달았기 때문이다.

LG 측의 대응은 제품에 대한 수리와 안전 관련 캠페인 강화였다. 부모와 아이들의 안전의식 부재를 거론하면서 가정교육이 중요하다는 등의 초보적인 해명을 내놨다.


문제는 우리 소비자들의 의식이라며 오히려 책임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모습까지 보였다. '결코 안전상의 결함이 아닌데다 자발적인 무상수리'라는 설명은 이미 3명의 목숨을 앗아간 뒤라 설득력이 떨어졌다.

국내 리콜 결정 당시 해외로 수출된 상품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LG전자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이런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다"면서 "외국은 어린이들의 안전 의식이 투철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1주일여만에 중국에서의 리콜 소식이 전해졌다. 그것도 해외 언론에서 먼저 보도돼 당혹감을 감추기 어려웠다.


반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지펠 냉장고가 한 가정집에서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삼성 측은 10여일만에 해당 모델 21만여대에 대한 전격적인 리콜을 발표했다. 그것도 창립 40주년 행사를 하루 앞둔 시점에.


생일상을 앞에 두고 찬물을 끼얹는 결정이었지만 이건희 전 회장의 대로(大怒)와 함께 삼성은 결단했었다. 심지어 대상 모델이 아닌 비슷한 계열의 제품들까지도 무상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


반면 LG는 연이은 사망 사고에도 불구하고 오너家와 경영진의 책임 있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안전캠페인'만을 강조하는 LG의 대응에 소비자들은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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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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