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건설사들의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신규 수주 급증으로 덩치는 커졌지만 원가율과 판관비가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은 되레 줄었기 때문이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9조2786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4802억원보다 12.77%(613억원) 감소한 4189억원에 그쳤다.
이는 국내 및 해외 플랜트 부문의 원가율 조정으로 마진율이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마진율이 낮은 토목 공공분야의 수주 중심으로 외형성장이 이뤄졌다는 점이 수익성 부진을 초래했다.
지난해 4분기만 보더라도 국내 토목부문의 경우 최저가 현장이 늘어났고 손실을 선반영한 국내 플랜트와 해외부문의 원가율이 상승하면서 전체 원가율이 직전분기(3분기) 91.7%에서 93.0%로 1.3%포인트 상승했다.
그나마 인천공항철도 지분매각이익과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법 평가이익 증가, 금융비용의 절감 등으로 현금자산이 증가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현대건설의 지난해말 기준 현금자산은 1조475억원으로 전년 6983억원보다 50%이상 늘었다. 반면 차입금은 2008년 1조3048억원에서 지난해 9727억원으로 감소, 사실상 무차입경영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수익성은 물론 외형 성장도 뒷걸음 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 회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10억원, 961억원. 전년대비 11.36%, 29.19%씩 감소했다. 삼성그룹 공사 물량과 해외수주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다행히 신규 수주가 지난해 4분기 부터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4분기 신규 수주는 7조2000억원. 지난 한해 전체 수주액인 10조10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신규 수주의 3분의 2이상이 4분기에 집중된 셈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거둔 대우건설 역시 영업이익은 36.2%나 급감, 20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빅 5 건설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택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주택부문의 수익률이 악화된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토목부문 원가율 상승이 올라간 것이 원인이었다. 미분양 및 PF와 관련된 기타대손상각비와 유형·투자자산 매각 손실이 대규모로 발생한 것도 수익성 저하를 초래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토목사업부가 매출원가율이 -6.6%를 기록, 전자전환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손충당금 설정과 파생상품평가손실 증가로 순이익 970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60.7%나 급감한 점도 경쟁사와는 비교된다.
대림산업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석유화학부문 제외)은 3247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10.7% 줄었다. 신규수주도 전년보다 15.7% 줄어든 7조223억원에 그쳤다.
반면 GS건설은 지난해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도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 대조를 보였다. GS건설의 지난해 매출은 7조3811억원으로 전년대비 7.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8.99% 늘어난 5691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각각 1조5480억원, 943억원으로, 전년동기 보다 -24.6%, -22.1%씩 감소했다. 이는 신규 공사 착공 지연과 진행 현장 실행원가율 조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용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신규 수주가 양적인 측면은 늘었지만 질적 측면에선 좋지 않았다"며 "마진이 좋은 지방 사업 수주가 거의 없었고 마진율이 낮은 토목 공공분야 수주가 늘어 수익성이 나빠진 것"이라고 말했다.@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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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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