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PGA머천다이즈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오렌지카운티컨벤션센터 현장을 가다
'쉬움의 미학' 바로 올해 지구촌 골프용품업계의 트렌드다.
사실 국내 골프용품업계는 2009년에는 전년대비 수입량이 17.4%나 감소했다. 물론 전세계적인 불황이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골퍼의 눈길을 끌 획기적인 신제품이 부족한 것도 요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2010년 골프용품시장의 변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PGA머천다이즈쇼가 열려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있다.
2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오렌지카운티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이 쇼는 규모가 조금씩 축소되고 있지만 아직은 골프용품업계에서는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이벤트다. 2010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모든 제품이 치기 쉬운 '하이브리드' 추세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 드라이버 '기본에 충실'= 첨단 신소재나 디자인의 변형이 막을 내리면서 골프용품업계는 사실 이제는 특별한 이슈가 없다.
상당수 브랜드는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을 정도다. 주력 모델들은 그래서 공기저항을 줄여 헤드스피드를 높이는 등 기본에 충실해지고 있다.
바로 '쉬움'을 위해서다. 편안한 느낌이 중시되고 있고, 다루기 쉬운 가벼운 샤프트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여기에 클리브랜드 런처와 아담스의 스피드라인 패스트텐, 테일러메이드 버너 슈퍼페스트 등 46인치 안팎의 '장척 샤프트' 드라이버의 등장이 예사롭지 않다.
캘러웨이와 테일러메이드의 '출혈경쟁'은 올해도 여전할 전망이다. 페어웨이우드 끼워주기 등 '제살 깎아먹기' 경쟁까지 불사했던 두 회사는 이번에는 아예 거품을 제거한 200달러대의 저가 신제품으로 정면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이번엔 핑의 부상이 특히 돋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로프트나 페이스각 등을 조절할 수 있는 '튜닝 드라이버'가 장외화제다.
▲ 하이브리드의 '춘추전국시대'= 페어웨이우드는 하이브리드클럽의 고성장과 맞물려 점차 그 위치가 바뀌는 추세다. 이미 3, 5번 이외에는 하이브리드가 대부분 자리를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이브리드의 강점은 '치기 쉬운' 디자인과 성능이다. 셋업이 쉽고, 무게중심이 더욱 낮아지면서 볼을 띄우기 쉽다. 지난해에는 테일러메이드의 레스큐가 우세했지만 올해는 '하이브리드의 명가' 아담스 A7의 도전이 거세다.
아이언 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초ㆍ중급자들을 위해 롱아이언은 물론 미들아이언까지 하이브리드로 대체한 '콤보아이언'이 인기몰이다. 헤드 디자인도 세련되게 변신하고 있다. '고수'들의 모델은 반면 단조방식을 적용해 한층 고급화했다. 했다. 캘러웨이가 X-22의 영광에 안주하는 동안 타이틀리스트와 핑, 아담스, 클리브랜드 등이 점유율을 급격히 높이고 있다.
▲ 웨지 '그루브의 전쟁'= 웨지 시장은 새로운 그루브 규정의 영향력이 초미의 관심사다. 클리브랜드와 타이틀리스트 등 웨지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브랜드들은 이미 규정에 적합하면서도 최상의 스핀력을 자랑하는 신제품을 출시하며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클리브랜드는 CG15웨지가, 타이틀리스트는 보키디자인 스핀밀드 C-C 웨지가 최신 모델이다.
퍼터는 '무색무취'다. 말렛 타입만 복잡한 우주선 같은 디자인을 도입해 더 요란해졌을 뿐 대부분의 제품은 이름만 바꾸었다는 이야기다. 타이틀리스트와 핑, 오디세이 등이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이 벽을 돌파할 새로운 브랜드는 보이지 않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드레스 때 안정감을 주는 모델이 가장 좋을 듯하다.
국내 골프용품시장은 아직도 동면중이다. 하지만 골퍼들은 누가 뭐래도 봄이 오면 가슴을 설레며 '신무기'를 갈망한다. 올해 'PGA 머천다이스쇼'는 B 이상의 수준은 되는 것 같다. 다음 달에는 열심히 발품을 팔다보면 저렴하고도 '내 몸에 맞는' 비장의 무기들을 한두 개는 장만할 수 있을 것 같다.
올랜도(美 플로리다주)= 신두철 제이디골프 대표 donshin6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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