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의 불안한 움직임..환율도 예의주시해야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2010년에 접어들면서 하루는 오르고 하루는 빠지는 징검다리 장세가 지속되는 등 주식시장이 뚜렷한 방향성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증시가 원ㆍ달러 환율에 발목을 잡히면서도 아랫쪽으로는 크게 빠지지 않으면서 상승 전환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엿보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증시, 특히 뉴욕증시의 안정적인 흐름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증시의 긍정적인 흐름이 유일한 모멘텀이 됐던 셈이다.
그런데 유일한 모멘텀인 글로벌 증시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국내증시에 영향을 크게 주는 증시는 미국과 중국인데, 두 곳 모두에서 불안한 흐름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먼저 뉴욕증시는 지난 밤 다우지수가 0.3%, 나스닥 지수가 1.3% 급락하면서 간만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여러가지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대표적인 것이 어닝에 대한 실망감이다.
어닝시즌의 포문을 연 알코아는 예상치에 크게 못미치는 순이익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3월 이후 최대폭으로 급락했고, 일렉트로닉 아트와 미 주택건설 업체 KB홈 역시 잇따라 실망 매물이 출회됐다.
이들의 실적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부담감으로 작용했지만, 또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어닝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이다.
뉴욕증시는 이렇다 할 조정없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달려왔는데, 그것을 가능케 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어닝 기대감이다.
지나치게 높아진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알코아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주가는 속절없이 떨어지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 재밌는 점이 있다. 알코아의 경우 당초 예상한 순이익(6센트)에 비해 실제 순이익(1센트)이 형편없이 낮았지만, 매출은 오히려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점이다.
반면 KB홈의 경우 예상치(0.64달러)를 훌쩍 웃도는 주당 1.31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2007년 이래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했지만, 매출이 전년동기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는 이유로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 곳은 매출이 늘었음에도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이유로, 또 다른 곳은 순이익이 늘었지만 매출이 줄었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은 실망 매물을 던진 셈이다.
어찌보면 이래 저래 좋지 않은 쪽만 부각시키고 이를 핑계로 삼아 그동안 오를대로 오른 주식의 차익실현에 나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은행권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다음달 미 의회에 제출한다는 소식도 상당한 부담이다.
은행권에서 징수할 수수료 규모는 약 12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쉽게 결정이 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만큼 불확실성의 기간도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은행주의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시중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오는 18일부터 0.5%포인트 인상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중국 정부가 긴축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는데, 출구전략의 '출'자만 들어도 경기반응을 일으키는 국내 투자자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그나마 국내증시의 발목을 꼭 붙잡고 있던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 8거래일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것이 추세적으로 돌아서는 것인지 일시적 반등에 그치는 것인지 아직 판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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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투자증권에 따르면, 원ㆍ달러 환율의 1100원선 지지 여부가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1100원 이하에서는 무역수지 흑자 기조를 장담할 수 없고, IT나 자동차 산업의 수익 전망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실제로 원ㆍ달러 환율 1100원이 붕괴된 지난 2004년 4분기 이후 IT와 자동차 업종의 12개월 forward EPS는 하락 추세로 진입하기도 했다.
환율이 중요한 지지선에 가까이 근접해있고, 이것이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출주와 직결돼있는 만큼환율의 흐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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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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