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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세 번째 '잃어버린 10년' 맞는다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일본 경제가 지난 달 29일로 자산버블 붕괴 20주년을 맞이했다. 그 동안 부진을 털어내지 못한 채 두 차례의 '잃어버린 10년'을 잇따라 겪은 일본경제가 이제 3번째 '잃어버린 10년'을 맞이할 위험에 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일본의 장기 경기침체를 뜻하는 ‘잃어버린 10년’이 10년에 그친 것이 아니라 20년에 걸쳐 진행됐고, 앞으로 10년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몇몇 지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9년 닛케이 225지수는 1989년 12월29일의 4분의 1에 불과한 수준에서 마감됐고, 일본의 명목상 국내총생산(GDP) 역시 엔화기준으로 버블이 터진 직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


WSJ은 일본 정책자들의 결단성 부족이 경기침체를 20년이 넘게 끌고 온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되풀이돼 온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식의 우유부단함이 위기를 연장해왔다는 설명이다.

현 민주당 정부도 대책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하토야마 일본정부는 1% 인플레이션을 목표를 내세우고 있지만, 현재의 디플레 국면에서는 달성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뾰족한 대책도 없는 상황. 아울러 공약한 고속도로 무료 이용과 휘발유세 인하 등을 실천에 옮길 재정적 여력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 개혁 역시 '산 넘어 산'이다. 히타치와 700여개의 자회사들이 그러하듯 일부 기업들의 손실을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또 골프코스를 운영하고 있는 인스턴트 라면 제조업체 니신 푸즈처럼 비핵심 자산에 집중하고 있는 업체들도 골칫거리다.


물론 일본이 위기를 극복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쉽게 단언할 수는 없다. 일본은 세계 2차 대전 이후 재건에 성공했으며,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에도 세계 최고의 에너지 효율 국가로 우뚝 선 경험을 갖고 있는 나라다.


첨단 기술 인력들의 수준이 대단히 높을 뿐 아니라, 선진적인 교육 관련 인프라도 일본의 장점으로 꼽힌다. 이른바 일본주식회사라고 불리는 일본의 글로벌 기업들은 다른 경쟁사들이 부러워할만한 탄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WSJ은 그러나 일본정부의 결단력 부족이 모든 것을 망치고 있다며 중국에게 세계 2위 경제대국의 지위를 빼앗긴 일본은 지금 더 높은 성장률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고령화로 인한 연금 및 의료비용 급증과 노동력 감소를 해결할 만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정책자들은 그러나 판매세 조정과 같은 핵심 현안들에 대한 결정을 2013년까지 미룸으로써 또 한번 행동에 나서는데 실패했다고 WSJ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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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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