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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블랙박스]아부다비와 건설주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건설주들이 드디어 악몽에서 벗어났습니다. 아부다비 정부가 두바이에 자금을 지원키로 결정한 덕분이죠.


외신에 따르면 UAE 아부다비 정부와 UAE 중앙은행은 두바이월드 자회사인 나킬이 14일 만기가 도래하는 41억달러 이슬람채권(수쿠크)을 상환할 수 있도록 두바이월드에 100억달러를 지원했습니다. 이슬람채권 상환 후 남은 자금은 내년 4월30일까지 이자지급, 운영자금 등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두바이 사태 후 건설주가 악재에 시달려 왔지만 사실 국내 건설업체가 현재 시공 중인 해외 프로젝트와 최근 2년간 해외 수주내역에서 두바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증시 전문가들 조차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강조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이 쉽게 잠재워지지 않았습니다. 혹시 지난해 리먼사태 처럼 두바이 사태가 주변국으로 전파돼 글로벌 신용시장 경색으로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었죠.


이같은 때 전해진 아부다비 정부의 자금 지원 결정은 건설주엔 반가운 낭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당장 지난 14일 건설주 주가 움직임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현대건설이 지난 주말보다 4.89%(3200원) 오른 6만8700원에 장을 마친 것을 비롯해 GS건설(3.98%), 대림산업(3.71%), 삼성물산(3.34%) 등 주요 건설주들이 활짝 웃었습니다.

악재가 걷혀진 만큼 비중 확대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조언도 잇따릅니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아부다비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확인함에 따라 글로벌 신용시장은 빠르게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시점에서는 해외건설 4인방에 대한 긍정적 접근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아랍에미리트 샤(Shah) 가스전, 사우디아라비아 얀부(Yanbu) 정유공장 등 대형프로젝트 일정을 고려할 때 내년 2월께 수주가 최고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창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 유예 선언은 국지적인 사안이라는 공감대가 높아졌다"며 "아랍에미리트나 기타 중동 국가들의 플랜트 수주나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렇다면 전일 두바이발 낭보에 외국인과 국내 기관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우선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 선언이 나온 직후인 지난달 26일 이후 연일 순매도 행진을 보였던 기관은 전일 196억원 순매수를 기록, 13일만에 순매도 행진을 끝냈습니다. 악재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자 마자 매수세로 돌아선 셈입니다.


반면 외국인은 전일 152억원의 순매도를 기록, 여전히 불안한 시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부다비발 낭보는 건설주 투자자들에게 분명 희망으로 여겨졌을 겁니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들 분석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인 국내 기관 투자자가 최종 승리자가 될 지, 여전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외국인이 최종 웃게 될 지 아직은 장담하기 힘듭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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