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지난 8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그리스의 재정적자 문제로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강등하면서 이번 주 그리스의 국채 시장이 전례 없는 큰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아일랜드, 스페인, 포르투갈 국채 시장도 압력을 받으면서 채권 시장 타격이 유로존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리스 국채시장 타격으로 다른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시장도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주 2년물 그리스 국채는 가격이 폭락하면서 수익률이 1.3%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전례 없는 수익률 급등은 투자자들의 그리스 경제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휴 워싱턴 채권 전략가는 "그리스 경제가 악화 일로라는 사실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며 "다른 유로존 국가 역시 국가 부채와 채권 시장의 단기하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그리스가 곧 디폴트 선언을 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면서 유럽 국채시장에도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아일랜드와 스페인 그리고 포르투갈 국채 시장은 투자자들로부터 취약한 상태로 판단되면서 이번 주에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과거 유로존 국가 시장과 강한 연계를 보이지 않았던 이탈리아 국채 시장은 최근 국가 핵심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HSBC의 스티븐 메이저 채권 리서치부문 대표는 “투자자들이 리스크가 가장 높다고 판단되는 국채부터 팔아치우고 있다”며 “과거보다 더 신중하게 투자 자산을 가리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는 지난해 금융위기 당시 독일과 미국 국채를 제외한 모든 채권을 매각했던 것과 대조적”이라고 덧붙였다.
아슬아슬하게 이번주 유로존 국채 시장은 상대적인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유로화 붕괴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암시한다. 또한 당장 그리스발 위기로 인해 유로존 국채 시장이 무너지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워싱턴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부채 수준이 줄어들기를 원한다”며 “유로존 국가 정부들이 그들의 국가부채와 재정적자를 줄이지 못한다면 그리스처럼 국채시장이 단기 하락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바클레이즈 캐피털에 따르면 내년 그리스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2.7% 수준으로 늘어나 유로존 국가 가운데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유럽연합(EU)의 안정성장협약이 정한 GDP의 3% 수준 크게 넘어서는 것이다. 또한 그리스의 국가부채는 내년 유로존 최대치인 GDP의 123%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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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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