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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출구전략, 두바이에 발목 잡힐까?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유럽중앙은행(ECB)의 12월 통화정책 회의가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ECB가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 것인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CB는 당초 출구전략의 시행이 너무 늦어져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있었던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 선언이 ECB 입장 변화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ECB 측은 최근 적절한 시기에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해서 강조해 왔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재정부담이 늘어나면서 출구전략의 필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렌조 비니 스나기 ECB 집행이사 역시 “출구전략을 늦추는 것은 고통을 연기해주겠지만 결국 그 고통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이라며 선제적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ECB가 이번 정책회의에서 내년 출구전략의 밑그림을 보여줄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두바이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을 선언에도 ECB가 이같은 입장을 고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유럽 은행들의 두바이 관련 업무 비중이 비교적 높아 도미노 타격의 우려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ECB가 이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

전문가 집계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연방(UAE)의 해외 은행 업무 가운데 유럽은행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72%로 대부분이었다. 두바이 채권부실로 은행들의 대손충당금이 늘어날 경우 이는 실적악화로 직결된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CB가 기준금리 인상에 절대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상최저 1%의 기준금리를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ECB가 유동성 공급의 미세조정을 통해 적절한 시기에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기본적인 입장은 고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이 상당 부분 안정을 되찾았을 뿐 아니라, 유로존 은행들이 지나치게 ECB의 유동성 공급에 의존하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끊임없기 제기돼 왔기 때문.


ECB는 지난 6월 유로존 은행들에 4420억 유로의 단기 대출을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9월에는 750억 유로를 지급했다. 또 오는 12월15일 세 번째 유동성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트리셰 총재는 지난 11월 있었던 금리정책 회의 직후 “금융권은 ECB가 단기대출을 내년까지 이어가는 것을 원하고 있지 않다”며 이를 중단할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FT는 이날 트리셰가 12월의 유동성 공급이 마지막이라고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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