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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1펀드캠페인]펀드가입 '복지+금융교육 효과'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제2차 세계대전 후 영국 노동당은 사회보장제도의 완벽한 실시를 주장하며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출생부터 사망까지 모든 국민의 최저 생활을 국가가 복지를 통해 보장한다는 뜻이었다. 이로써 영국은 자국민들에게 출산비용부터 육아비용, 학비, 의료비용, 심지어 주거공간까지 모든 것을 보장해주는 방대한 사회보장체계를 갖게 됐다. 후에 대처수상이 지나친 복지비용을 줄이고자 복지 개혁을 단행하긴 했지만 영국의 복지는 여전히 세계 모든 선진국 사회보장제도의 롤모델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보장제도의 종주국 역할을 하고 있는 나라답게 영국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펀드투자 지원을 하고 있다. 아이가 태어남과 동시에 250파운드(48만원)의 종자돈을 나눠줘 아기 이름으로 어린이 펀드를 들도록 하는 것이다. 이 펀드자금은 아이가 18세가 되기 전에 찾아서 쓸 수 없으며 열여덟 살 이후에도 본인만이 돈을 찾을 수 있다. 자본 및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도 주어지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이 제도는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 위한 영국 정부의 노력 중 하나이며 펀드로 사회복지와 조기 금융교육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정책으로 소개되고 있다.

비슷한 시기를 전후로 우리나라도 다양한 어린이펀드들이 출시됐다. 그러나 영국과는 달리 세제 지원이나 운용 방식, 보수 등에서 일반 펀드와 특별한 차이가 없기 때문에 차별화가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까지 유일한 세제 혜택은 증여세법에 따라 자녀 명의로 펀드에 가입한 뒤 세무서에 신고하면 만 19세까지 1500만원, 20세 이후엔 3000만원까지 증여세를 면제해 주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이는 다른 펀드에도 똑같이 해당되는 것으로 어린이펀드만의 특별 혜택이라 보기 힘들다. 그래서 이름만 어린이펀드지 실질적으로 부모가 직접 투자하는 펀드라고 하는 편이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린이펀드 시장을 키우기 위한 정부차원의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관련 종사자나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부나 지자체에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를 영국처럼 아기 이름의 펀드로 지급하게 되면 출산율을 높이는 효과와 더불어 어린이 경제 조기교육 및 펀드 시장 활성화 등의 여러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개인연금이나 장기주택마련저축과 같은 세제혜택 역시 어린이펀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공통된 지적이다. 현재 출시된 어린이펀드는 숫자가 수십개를 넘는 등 증권사 별로 대표적인 상품이 있긴 하지만 투자자들의 가입을 촉진할 만한 특별한 혜택이 많지 않아 설정액이나 가입자 수가 정체되고 있다.


1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40여개 이상의 관련 상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규모는 3조원 정도로 설정액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품 숫자나 다양성에선 크게 달라지지 못하고 있다. 이는 어린이펀드가 일종의 테마펀드로서 일시적인 유행을 타고 만들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우리아이3억만들기펀드로 순자산액 9690억원 규모의 일반주식형 펀드다. 이 펀드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표 우량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3년 수익률이 27.69%를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펀드로는 지난 2005년 설정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Tops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펀드로 순자산액 2000억원 규모의 일반주식형 펀드다. 이 펀드의 3년 운용수익률은 44.18%을 기록했으며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다수의 어린이펀드들이 국내 우량주식에 투자되고 있으며 이는 일반 주식형펀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어린이펀드라고 시중에 나와 있는 상품들이 일반 적립식펀드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며 "증권사의 마케팅 전략과 일시적 유행에 따라 어린이펀드라고 이름 붙었지만 외국의 어린이펀드와는 많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린이펀드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지원이 필수적이다"며 "영국과 호주 등 선진국과 같이 금전적인 지원을 직접 해주는 방법이나 연금펀드나 장마펀드 같은 세제 혜택을 통해 지원하는 방법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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