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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환자 간병인 '구인난'

간병인, 고된 업무에 시급 2500~4400원 수준
편하고 대우좋은 요양보호사나 희망근로로 인력 빠져
'요양보험대상' 안되는 중증환자만 피해 입어


광주지역에 요양보호사는 넘쳐 나는데 정작 간병인은 ‘씨’가 말라가고 있다.

간병인으로 활동하던 인력들이 상대적으로 손쉽게 일하면서도 급여는 더 받을 수 있는 요양보호사나 희망근로 사업으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요양보험대상'이 안되는 중증환자 가족들은 간병인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8일 광주 지역 간병인 알선업체 등에 따르면 ‘간병인을 구해달라’는 요청이 하루 평균 20여건이상 쇄도하고 있지만 막상 간병인을 환자가족들과 연결시켜 주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지난해 11월부터 국가공인 자격증을 발급받은 요양보호사가 배출되기 시작하면서 간병인 모시기가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간병인의 업무강도와 급여가 요양보호사와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간병인들은 하루종일 꼬박 일해도 일당 4~6만원밖에 받지 못하지만 요양보호사는 한 환자에 대해 4시간 근무에 시급 6000원을 받는데다 선택에 따라 환자 2명 이상을 보살필 수도 있는 등 근무여건이 차이 난다.


전직 간병인 출신 요양보호사 김모(47ㆍ여)씨만 하더라도 간병인 시절 병원에서 쪽잠을 자며 환자의 대소변을 받아냈던 것에 반해 노인들의 집안일이나 목욕 정도만 시켜주면서 수당은 시간당 2500원에서 6000원으로 오히려 올랐다


이 때문에 광주지역 요양보호사 자격증 소지자는 3만5000여명이나 되지만 이들 대부분은 간병인으로 일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6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정부의 희망근로사업도 여기에 한몫했다.


희망근로직의 경우 간병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편한 일을 하면서 일당 3만3000원에 교통비와 급식비, 주차비 등까지 지원받을 수 있어 유휴 인력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처럼 간병인 인력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고통 받는 쪽은 중증 환자와 그 가족들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수혜자가 아니기 때문에 요양보호사를 고용할 수 없는 대부분의 중증환자 가족들은 일반 간병인을 써야하지만 쉽게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김모(36·여)씨는 가족들이 모두 직장에 다녀 중병으로 입원한 어머니를 돌봐줄 사람을 구하기 위해 10여곳의 간병인 협회에 전화를 걸어 봤지만 "사람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여기에 겨우 소개를 받은 간병인도 70대 할머니여서 결국 돌려보낼 수 밖에 없었다.


한 간병인 알선업체 관계자는 "간병인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피해는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를 제외한 중증 환자와 그 가족에게 고스란히 되돌아간다"며 "요양보호사처럼 간병인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제도를 마련하는 등 간병인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가 시급하다"이라고 말했다.



광남일보 김보라 bora1007@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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