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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충무로 영화사전에는 '장진식 코미디'라는 보통명사가 있다. 장진 감독만이 만들 수 있는 독특한 코미디의 양식을 가리킨다. '홍상수 영화'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특징을 지니듯 '장진 영화'는 특화된 웃음의 메카니즘이 있다.
장진 감독의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장진식 코미디'의 새로운 변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초기 작품들이 다소 개구쟁이 같은 코미디였다면,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질풍노도를 뚫고 어른이 된 재담꾼의 코미디다. 연달아 터진 두 번의 부음에 눈물과 조화를 떨어뜨리고 뒤돌아선 조문객의 희망 섞인 판타지다.
영화전문지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한국 주재원 달시 파켓은 "이 영화가 완벽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라고 주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제 개막식이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불꽃놀이라면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선택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실제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이 영화 덕에 역대 최고의 화려한 게스트들과 '즐겁게' 개막식을 치를 수 있었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장진 감독의 영화 중 가장 착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애증이 세 가지 고민을 통해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다. 퇴임 직전의 대통령(이순재 분)은 로또에 당첨돼 고민하고, 역대 최연소 꽃미남 대통령(장동건 분)은 장기이식에 고민하며, 최초의 여성 대통령(고두심 분)은 남편 때문에 고민한다. 장진 감독은 "이 영화를 제작하던 도중 세상을 떠난 두 전(前) 대통령이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보고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 부산영화제 개막작 상영 후 외신 반응이 좋다. 예상했나.
▲ 의외였다. 한류배우가 참여하긴 했지만 절대적으로 내수용 영화라 생각했다.
- 전반적으로 관객 평이 좋다.
▲ 수작이라서가 아니라 욕먹을 데를 잘 피해 간 것 같다. 의도한 건 아니다. 아무래도 이전 영화들보다 관객들이 반응하는 편차가 크지는 않은 것 같다.
- 정치적으로 너무 안전하게 간 것 아닌가.
▲ 영화를 만들면서 특정 대통령을 비난하고픈 마음은 전혀 없었다. 우리가 뽑은 대통령에게 희망도 품고 실망도 했지만 어차피 대통령도 전지전능한 사람은 아니지 않나. 대통령도 당선되기 전에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을 뿐이다. 내가 정치적 노선이나 생각이 없는 사람도 아니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상업영화 안에서 정치를 놓고 싸우고 싶지 않았다. 밍밍하게 느끼시는 분도 있을 것 같다.
- 특정 장면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기도 해서 가슴이 아팠다는 관객도 많았다.
▲ 짠해지는 느낌을 관객들이 잘 잡아주는 것 같다. 오락영화의 궤도 안에서 약간의 변주로 이해해 주는 것 같아 다행이다. 특정 대통령을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쓰지는 않았다. 전직 대통령들이 임기 중 워낙 극적인 상황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연관되지 않는 건 없을 것이다. 직접적이진 않아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을 수 있겠지.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누군가를 떠올렸다면 아마 그분이 맞을 것이다.
- 영화 속에서 장동건이 떡볶이를 먹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담긴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게 이 대통령의 아이디어이겠나. 모두 참모진의 생각이고 전략가들의 생각이다. 역대 대통령 중 재래시장 안 간 분이 있었나. 굳이 삐딱하게 볼 필요는 없다.
- 이 영화는 무척 착한 인상을 준다. 가정이 생긴 뒤 영화를 만드는 정서가 바뀐 부분이 있나.
▲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딱히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니다. 단지 큰 자본이 투입된 상업영화 안에서 정치적으로 강하게 만드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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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모닝 프레지던트' 구상 단계에서 첫 씨앗은 어떤 것이었나.
▲ 굳이 대통령 이야기를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첫 번째, 두 번째 이야기는 예전부터 따로 따로 생각하고 있던 아이템이었다. 하나는 로또가 당첨됐지만 찾을 수 없는 사람 이야기였고, 또 하나는 신장 조직이 특이해서 이식받을 사람을 못 찾고 있다가 끝내 찾고 보니 대통령이었다는 내용의 이야기였다. 두 번째는 박해일을 주인공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두 이야기를 하나로 녹이게 됐고, 세 번째는 새로 추가된 것이다.
- 대통령이나 청와대에 대한 취재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 9시 뉴스에서 워낙 많이 봐서 다들 공감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괜찮을 것 같았다. 다만 경호원 수, 미술, 의상, 소품 등은 각 팀에서 조사를 해서 준비했을 것이다.
- 세 에피소드를 한 명의 대통령으로 묶어서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 그러기엔 한계가 많다. 1시간 40분 내에 다 보여줄 수 없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건 대통령 취임 전, 재임 기간, 퇴임 후를 담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세 인물이 필요했고 옴니버스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면 괜찮을 것 같았다. 장동건의 이야기가 앞뒤로 이어지면 옴니버스처럼 보이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겠다 싶었다.
- 극중 장동건과 한채영의 로맨스가 밋밋하다는 반응이 많다.
▲ 그래도 원래 시나리오보다는 많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의 로맨스에 관심이 별로 안 가는 느낌이 있어서 한채영에게 양해를 구하고 몇 장면을 들어냈다. 착한 영화들이 다 그렇다. 해피엔딩의 느낌이 오면 로맨스가 별로 궁금하지 않는 것이다.
- 이전 영화인 '아들'의 실패가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만드는 데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나.
▲ '아들'은 애초부터 작은 규모로 준비했기 때문에 출혈이 심한 영화는 아니었다. 워낙 어릴 때부터 많이 맞다 보니까 맷집이 세져있어서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굿모닝 프레지던트' 관객이 400~500만명을 넘는다 해도 작업 노선이 바뀌진 않을 것이다.
물론 아무리 잘나가는 상업영화 감독도 그의 상업적 시선이 믿음을 주지 못하거나 발전하지 못한다는 판정이 내려지면 다음 작품이 힘들어진다. 그러나 '아들'은 대중적으로 치우친 영화가 아니라서 다음 작품 투자받는 데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다만 영화계가 위기에 처하면서 준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제의가 들어왔을 땐 느낌이 어땠나. 상업영화로서는 영화제 징크스도 무시할 수 없었을 텐데.
▲ 웃기고 재미있었다. 국내 코미디영화에 대한 영화제의 선입견을 극복해준 것 같아 고마웠다.
- 최근 들어 장르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 같다. 새롭게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 공포영화나 다큐멘터리를 찍어보고 싶다. 영화감독으로서 더 경험해보고 싶은 게 많다.
- '장진 감독이 쓴 시나리오로 다른 감독이 연출하면 크게 성공한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가.
▲ 내가 연출한 작품들은 다른 사람이 했다고 해도 그 이상 잘 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내가 쓴 시나리오를 다른 감독이 연출해 잘 됐던 건 그분들이 잘했기 때문이다. 내가 연출하지 않은 게 잘한 것 같다.
- 다음 작품 계획은 어떤 것인가.
▲ 일단 올 겨울에는 반영화적이고 독특한 극저예산 영화를 만들고 싶다. 상업영화로는 내년 여름에 한 편 들어갈 계획이다. '에일리안첨지'라는 제목의 SF 퓨전 사극이다. 조선 명종 때 UFO가 잠깐 왔다간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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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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